[FETV=나연지 기자] 웅진그룹이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며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 구축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상조업 진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웅진그룹 내부적으로는 그룹 재건의 핵심 계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윤석금 회장의 기대와 의지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은 프리드라이프 지분 99.77%를 883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대상 지분은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와 글로벌 투자회사 KKR이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웅진은 인수대금 중 10%인 883억원을 계약금으로 이미 납입했다. 잔금 납입은 5월 말로 예정되어 있다.
◇ 안정적 캐시카우 확보 넘어선 생애관리 시장 겨냥 일환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기준 선수금 규모 2조원 이상의 국내 1위 상조업체다. 이러한 실적이 웅진의 관심을 끈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웅진이 더 주목한 부분은 프리드라이프가 가진 사업의 확장성과 시장 잠재력이다.
웅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조원대 생애관리(토털 라이프케어)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인수"라고 설명했다.
이는 프리드라이프가 가진 상조 사업의 틀을 넘어, 교육·IT·뷰티·헬스케어 등 웅진이 보유한 기존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고령화 사회의 본격화로 인해 추모, 돌봄, 실버헬스케어 등 라이프케어 관련 산업은 매년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시장의 규모가 최소 8조원에서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은 프리드라이프를 중심으로 이러한 시장의 성장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이번 인수는 그룹 내에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이번 거래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인수협상 과정 전반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 측은 "회장님의 이번 인수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 웅진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1/art_17478141771981_8069e1.jpg)
◇ 재무 안정성 유지 위한 철저한 사전 계획 구축
프리드라이프 인수는 웅진에게 있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웅진은 2011년 코웨이 재인수를 추진하며 그룹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하지만 무리한 자금 운용과 경기 침체가 겹치며 그룹 전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당시 경험은 윤 회장에게 재무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한 성장 전략의 필요성을 각인시켰고, 이번 거래에서는 이를 고려한 구조가 면밀히 설계됐다.
웅진은 이번 거래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철저히 준비했다. 영구채 발행(약 1000억 원)과 인수금융(약 5000억 원)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며, 동시에 두 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재무 구조를 명확히 분리했다.
웅진씽크빅 등 그룹 내 계열사가 보유한 전국 단위 방문판매 조직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도 웅진이 이번 인수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 중 하나다. 전국에 퍼져 있는 프리드라이프의 100만명 이상의 고객과 웅진의 방문판매 채널을 결합해 B2C 중심의 생애관리 시장을 빠르게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교육과 건강, 장례 서비스까지 하나로 통합된 생애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웅진의 구상이다.
이번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는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그룹의 전략적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무리한 외형 확장으로 법정관리의 아픔을 겪었던 웅진이 이번 인수에서는 철저히 재무 안정성을 고려한 만큼,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향후 토털 라이프케어 시장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지, 또 웅진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지가 이번 M&A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