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국내 화장품 시장을 대표하는 양대산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임원 교체 후 최근 실적이 엇갈렸다. 코스알엑스 인수를 택한 아모레퍼시픽은 실적이 개선된 반면 그동안 M&A로 성장 발판을 마련했던 LG생활건강은 부진한 성과를 거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1조67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IR자료에 따르면 국내 사업 매출 증가와 함께 코스알엑스 실적 편입으로 화장품부문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됐다.
실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77억원으로 62%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알엑스가 아모레퍼시픽 종속기업으로 편입됐고 2025년 1분기에 실적이 모두 반영되면서 전체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경쟁사 LG생활건강의 연결기준 매출은 1.8% 감소한 1조6979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과 음료사업부문 수익성이 약화되면서 영업이익이 1424억원으로 5.7% 감소했다. 특히 화장품사업부문 영업이익이 11.2% 감소한 589억원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LG생활건강은 이전부터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며 영업환경 악화 속에서도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번에는 아모레퍼시픽에 이러한 타이틀을 빼앗긴 양상이다. 아모레퍼시픽과 같이 LG생활건강은 앞서 2023년 비바웨이브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현황 [자료 아모레퍼시픽 IR자료]](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6696835334_028461.jpg)
이는 이전에 M&A를 주도하는 임원 교체가 이뤘고 이에 따른 성과로서 평가된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M&A 업무는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미래성장 Division(옛 그룹전략기획실) 조직에서 담당한다.
그룹전략기획실은 이창규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브랜드 Unit장이 맡다가 2022년 초에 이진표 전 그룹전략기획실장으로 교체됐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에 코스알엑스 지분 38.4% 취득 후 잔여 지분 매수청구권을 부여받았다. 이를 수행한 임원이 이진표 전 실장이다.
이진표 전 실장은 지난해 사임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략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이병곤 미래성장 Division장을 선임했다. 명칭을 그룹전략기획실에서 미래성장 Division으로 변경하면서 전략 수립과 실행 주체를 일원화했다. 스타트업 등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LG생활건강 2025년 1분기 실적 현황 [자료 LG생활건강 IR자료]](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8/art_17458525566923_c491e5.jpg)
이러한 M&A 담당 임원의 변경은 LG생활건강에서도 이뤄졌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정기인사를 통해 이정애 대표체제를 구축했고 후속조치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때에 M&A·IR부문을 해체하고 신설한 전략부문에 기능을 통합시켰다.
이 과정을 통해 M&A 담당 임원이 문선화 상무(현 AVON법인장)에서 하주열 상무(현 전략부문장)으로 바뀌었다. 문선화 상무는 더 에이본 컴퍼니, 피지오겔, 더 크렘샵 인수를 주도했고 하주열 상무는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해 비바웨이브 인수를 주도했다.
이 가운데 LG생활건강으로서는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뚜렷한 M&A 성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하주열 상무는 지난해 K뷰티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을 위한 결성된 벤처투자조합에 LG생활건강을 출자자로 참여시키는 등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를 보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간 스타트업 투자 등 신성장 발굴을 비롯한 M&A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두 업체 중 M&A 분야에서는 LG생활건강이 주도하는 형태였다가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인수 이후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조직의 동적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9월 개편을 단행했고 이에 기존 그룹전략기획실을 미래성장 Division으로 명칭을 바꿨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시장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