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실적은 경영 전략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IB, WM 등 부문별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FETV는 주요 증권사 사업부문별 실적을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주요 임원과 조직의 변화를 살펴본다. |
[FETV=박민석 기자] NH투자증권이 지난해 IB(기업금융)와 WM(자산관리)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도 리테일 부문을 강화하며 두 부문에서의 높은 실적이 기대된다. 다만 운용투자 부문에서는 보수적 운용으로 저조한 성장세를 보여, 실적 개선 방안에 관심이 모인다.
NH투자증권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연결 기준 순영업수익은 2조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이 중 수수료수지(브로커리지, 금융상품 판매, IB)는 9547억원, 운용투자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는 8876억원, WM 관련 이자수지는 311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NH증권은 모든 사업부문 실적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특히 3817억원의 수익을 올린 IB 부문 실적은 전년 대비 37.4% 증가해 수수료수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공개매수와 인수금융을 합친 고액의 패키지 딜과 유안타증권 빌딩 부지개발 등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의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NH증권에서 B부문은 현재 DCM(부채자본시장)과 ECM(주식자본시장)을 담당하는 이성 대표가 이끄는 IB1본부와, 신재욱 대표가 이끄는 부동산PF와 대체투자 담당 IB2본부로 운영 중이다.
WM부문은 IB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WM부문 순영업익은 3110억원으로, 전년(2632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증권여신 이자수지가 전년 대비 30% 늘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미국 증시 상승에 따라 투자자들의 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되며, 현재 WM부문은 2023년 말부터 배광수 WM사업부 대표가 이끌고 있다.
NH증권은 올해도 조직개편과 리테일 부문 강화를 통해 IB와 WM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 1위인 IB 강점을 활용해 10~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층을 공략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 사업 변화·관리를 담당하는 리테일혁신추진부를 신설했다. 기존 디지털전략본부는 그로쓰(Growth)그룹으로 변경해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기반 성장을 추진하고, 리테일지원본부는 리테일 어드바이저리(Retail Advisory)본부로 확대 개편해 전문 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도 글로벌 신디케이션부와 구조화금융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대폭 확충했다.
리테일 강화를 위해 파격적인 인사도 단행했다. 오태동 전 리서치센터장을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프리미어블루(Premier Blue)본부장으로 임명했고, 현 WM사업부 대표도 20여년간 IB를 담당한 배광수 대표를 선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 부문 국내 1위 NH투자증권에는 초고액자산가인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의 수요도 많을 것"이라며 "이들을 타깃으로 한 사모펀드나 인수금융 등 대형 IB 딜을 주선할 수 있어 IB와 WM 역량이 모두 필요한 인사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전체 순영업수익의 40%이상을 차지하는 운용투자부문의 성장세는 1%에 그쳤다. 2024년 운용손익 및 이자수지 실적은 8876억원으로, 전년(8804억원)대비 72억원 늘었다. 운용투자손익은 2626억원으로 전년(2409억원) 대비 증가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172억원의 운용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시중 금리 하락에 따라 타 대형 증권사에서 채권운용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과는 대조된다. 운용투자부문은 2023년 1월부터 이수철 운용사업부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2023년 4분기~2024년 NH투자증권 운용투자 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 [자료 NH투자증권 실적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1846038264_4c4905.png)
이는 보수적인 운용기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을 주로 매입하거나, 부동산PF도 선순위 우량딜 위주로 참여하는 등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NH증권과 같은 금융지주산하 증권사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순위 우량딜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호황기엔 비교적 수익률이 낮지만, 침체기엔 안정적 성과를 낸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3분기에는 금리 변동성 확대에 무게를 두고, 방향성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운용했다"며 "올해는 시장환경에 따라 자원 효율적 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