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류제형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기업거버넌스)이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에게 공개서한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 설명을 요구했다. 향후 3~5년의 재무제표 추정치와 이번 유상증자가 김승연 회장의 개인회사인 한화에너지와 연관된 거래로서 이해상충 측면에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사회와 주주들에게 자세히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는 국내 증권 시장 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발표 당일 주가가 약 13% 하락했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 회장은 31 "지난 28일 한화에어로 시가총액이 29조원으로 발표된 후 4조2000억원이 증발했고 김 부회장이 30억원어치 동사 주식 매수를 발표했지만 이는 사라진 시총의 0.1%에도 못 미치는 규모"라며 "이번 증자는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일반주주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고 국제금융계에서 한국 및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켰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화에어로 이사회 의장은 안병철 사내이사로서 독립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는데 4명의 사외이사들이 유상증자 관련해 일반주주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감독원이 이사회를 대신해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은 한화에어로 회사, 주주, 국내 자본시장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서 김 부회장에게 유상증자 이유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기업거버넌스는 "회사가 발표한 11년 후(2035년) 추정치와 증권사 2025년 컨센서스 전망에 따라 한화에어로는 2025~2027년 3년 동안 65조원 매출과 8조5000억원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며 "감가상각 등 감안 시 향후 3년간 10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영업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잡혔던 설비 확장과 인수합병 계획을 감안해도 유상증자 3조6000억원의 용도인 시설자금 1조2000억원과 타법인증권취득자금 2조4000억원은 자체 현금흐름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보이는데 대규모 주주가치 희석화를 유발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면서 "자금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면 AA-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저금리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차입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거버넌스는 한화에어로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기초자료로 제공된 3~5년 재무제표 추정치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업거버넌스는 "김 부회장께서 50% 소유한 한화에너지와 이의 자회사인 한화임팩트가 1조3000억원의 한화오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던 지난달 10일 이사회 의안과 지난 20일 유상증자 의안을 한화에어로 이사회에서 같은 날 논의하는 것이 투명성과 책임 측면에서 올바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