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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논란' 현대차證, 주총서 현금배당 놓고 주주와 '표 대결'

한 주당, 사측 180원 vs 주주 500원 격돌
유상증자 발표 후 4개월 간 주가 27% 하락
특수관계인 지분 45%..주주 승리 가능성 낮아

 

[FETV=박민석 기자] 현대차증권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금배당 규모를 놓고 주주들과 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앞서 현대자층권은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 단행 이후 주주들의 거센 반발로 홍역을 치룬바 있다. 특히 유상증자 이후 사측이 제시한 기업 가치 제고 방안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주가 하락세로 주주들의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이번 주총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오는 27일 개최되는 정기 주총에서 ▲현금배당  ▲정관변경 ▲이사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 중 올해 주총에서 관심이 모이는 안건은 사측과 주주들의 격돌이 예상되는 현금 배당안이다. 앞현대차증권은 지난 11일 현금배당에 대한 사측과 주주제안 안건을 공시했다.

 

공시에서 회사 측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180원, 418원의 배당금을 제안했다. 이는 총 배당금액 약 140억원 규모로, 배당성향으로 환산할 시 39%에 달한다. 2014년 이후(보통주 주당 150원) 주당 배당금은 최저인 수준이지만, 배당성향만 따지면 현대차증권의 지난 5년간 평균 배당성향인 26%를 상회한다.

 

반면 주주들은 현재 사측이 제시한 금액보다 3배 가량 높은 배당을 요구했다. 공시에 따르면, 주주들이 제안한 배당 안건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동일하게 1주당 500원으로 책정됐으며 총 배당금액은 약 190억원, 배당성향은 53.7% 수준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해당 안건에 대해 전자투표 및 의결권 행사 등이 진행 중"이라며 "소집공고 공시 안건을 토대로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이 이 같은 배당 증액을 요구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현대차증권이 발표한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대차증권은 채무 상환 및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위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해당 유상증자는 현대차증권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인데다, 발행주식수 대비 95%에 달하는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 우려로 주주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 요구 공시를 받고, 한 주주는 회사를 상대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등 유상증자 진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발생했다.

 

현대차증권은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뒤늦게 지난 1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주가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유상증자 결정 이전인 주당 7870원(2024년 11월 26일 종가 기준)이었던 현대차증권의 주가는 4개월이 지난 현재 27% 이상 하락한 57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 하락에 따라, 유상증자 발행가액도 최초 6640원에서 5590원으로 조정됐으며, 유상증자 규모 또한 2000억원에서 1620억원으로 축소됐다. 

 

금투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에 가장 큰 악재였던 유상증자를 가처분 소송으로 막지 못했기에 차선책으로 지분 가치 희석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배당 증액을 요구하게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주총에서 주주들이 제안한 배당 증액 안건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현대차증권의 주요 주주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으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45.71%에 달한다. 이외에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5% 이상 주주인 세종텔레콤과 나머지 일반주주 지분을 합치면 54.29%다. 단순 지분율로 보면 일반주주들이 우세하지만, 실제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주 비율이 낮고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세력도 있어 특수관계인들의 선택에 따라 회사 측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의결권의 중요성을 깨닫고 주주총회 표결에 참여하는 비중이 늘고 있지만, 그 중엔 사측에 우호적인 일반주주들도 많아 주주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득표수는 곧 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에, 추후 사측이 배당정책을 수립할 때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