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신종자본증권을 3.9%대 금리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자체적으론 지난 2021년 9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발행 때보다 약 0.1%포인트(p) 금리를 낮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다. 이번 발행으로 저금리 차환과 자본적정성 비율 개선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성공적인 발행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 중인 다른 금융지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지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이다. 통상 만기 30년의 장기채로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만기가 도래해도 지속적으로 만기를 연장해 원금상환을 미룰 수 있어 영구채의 성격을 지닌다.

하나금융은 지난 10일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5년 콜옵션(중도상환)이 가능한 영구채로 총 2700억원 모집에 699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며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됐다. 하나금융은 3.30~4.00%의 공모 희망금리를 제시해 3.90%에 목표액을 채웠다. 경쟁률은 2.59대 1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하나금융은 3400억원 모집에 3650억원의 매수 모집을 받아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3.30~4.00%의 공모 희망금리를 제시했지만 4%에 목표액을 채웠고, 경쟁률은 1.07대 1를 기록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더불어 지난해 4분기 당사의 우수한 자본비율 관리역량이 투자자에게 장점으로 어필되며 3%대 금리 발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p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이에 더해 연내 1~2회 추가 인하를 시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하방 압력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본비율 관리에 선방한 점도 눈에 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13.13%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전사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해 13%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 4000억원 가운데 채무상환자금으로 27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130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채무상환자금은 기존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차환에 운영자금은 지주사 자체 운영자금(인건비, 사채 이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자본 확충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3분기 말 BIS비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3.17%, 기본자본비율 14.58%, 총자본비율은 15.42%다. 이번 발행으로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은 각각 14.72%, 15.56%로 발행 이전 대비 각각 0.14%p씩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