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하나카드가 지난해 카드론 등 대출자산 취급액을 줄이며 건전성 관리에 힘썼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는 못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에 차주(돈 빌린 사람)의 상환능력 저하가 맞물리면서 기존 대출자산의 연체가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4일 발표한 실적 데이터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론 자산은 2조7330억원으로 전년(2조6188억원) 대비 4.3% 증가했다. 현금서비스는 3782억원으로 전년(3655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반면 리볼빙(결제금 이월약정)은 3990억원으로 전년(4655억원) 대비 14.1% 감소했다.
![하나카드, 현금서비스·카드론 누적 매출액 추이 [단위:억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209/art_17406205967677_6599fd.png)
누적 매출액(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모두 줄었다. 카드론은 2조6912억원으로 전년(3조183억원) 보다 10.8% 감소했다. 현금서비스는 2조8462억원으로 전년(3조4361억원) 대비 17.1% 급감했다.
매출액 감소에도 카드론 자산 등이 증가한 것은 기존 대출 잔액에 신규 취급액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론 자산은 기존 대출자들의 상환 속도와 신규 대출 발생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라며 "지난해 신규 카드론 취급액이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기존 대출 잔액이 한 번에 상환되는 것이 아니므로 전체 자산 규모는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가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취급액을 줄인 배경에는 상승한 연체율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카드론과 같은 고금리 대출 상품은 수익성은 높지만 부실 대출 위험도 함께 커져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카드론 등 취급액이 줄어든 것은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연체율은 1.87%로 전년(1.67%) 보다 0.2%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에는 1.94%를 기록하며 2%에 근접하기도 했다. 통상 카드사는 연체율이 2%대에 가까워지면 위험 수준으로 여겨진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45%로 전년(1.20%) 보다 0.25%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체 대출 자산 대비 3개월 이상 연체가 지속된 부실채권의 비중을 말한다.
카드론 등 취급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기존 대출자산의 연체가 더욱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총 대출은 12조4639억원으로 이중 연체 대출액은 232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연체 대출액은 2017억원으로 1년 새 15.4% 증가한 셈이다.
하나카드는 올해 건전성 개선에 방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향후 부실화된 자산의 상·매각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장·단기 카드대출을 포함한 금융 부문은 건전성과 성장의 최적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