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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새해 첫 메시지 '자산 리밸런싱' 강조한 이유

동양·ABL생명 인수·밸류업 핵심 'CET1비율' 고려 담겨
올해 CET1비율 12.5% 목표, 신성장·우량기업 중심 대출

 

[FETV=임종현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첫 메시지로 '보통주자본비율(CET1) 제고를 위한 자산 리밸런싱'을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에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위한 예비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자본 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인 CET1비율인 점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회현동 본사 비전홀에서 '2025년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임종룡 회장은 신뢰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을 것을 강조하며, "반드시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더불어 CET1 비율 제고를 위한 자산 리밸런싱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3분기 말 CET1비율은 11.96%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당국 권고치인 12%를 밑돌았다. 경쟁사들은 모두 13%대 자본비율을 기록중이다. CET1비율은 금융사의 손실 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위기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금융의 CET1비율이 12% 대에 못 미치는 점은 향후 보험사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하는 데 있어 자본 여력이 충분한지도 철저히 보겠단 입장이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으로 동양생명 인수 지분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100%(2654억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1조5000억원을 넘는 돈을 인수 자금으로 쓸 경우 CET1비율이 추가적으로 0.06%포인트(p) 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CET1비율이 하락할 경우 우리금융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할 밸류업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7월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CET1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 올해 말까지 CET1비율 12.5%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주주환원율의 경우 CET1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CFO)은 작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자본비율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기로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구체적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환율이 최근 급등해서 수월하진 않겠지만,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우리금융은 내년 RWA 성장률을 4% 내외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ROE를 10%로 가정할 때 RWA 성장률이 7~8% 수준이면 자본비율이 유지되는 구조다. 이를 4%로 낮추기로 한 만큼 자본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RWA 관리를 위해 신성장·우량 기업 위주로 대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이 CET1 비율 제고를 위해서는 은행의 RWA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RWA는 은행의 총자산 중 위험 자산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대출 자산 등 자산 유형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산정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양적 성장보다는 우량 자산 위주의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은행 전략도 이 방향에 맞춰 수립 중"이라며 "특히 신성장 관련 우량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량 자산 위주로 안정적인 자산 성장을 이뤄내는 한편 업황이 악화된 기업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여신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