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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SK, 스페셜티 매각으로 '리밸런싱' 강화

SK스페셜티 2.7조원 매각...SK 자회사 팔아 5조원 자금 확보
"대규모 현금 유입...순부채 감소 가능성 확인, 주가 재평가"

 

[FETV=양대규 기자] SK가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함으로 SK그룹은 리밸런싱(사업재편)에 더욱 힘을 줄 수 있게 됐다.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SK스페셜티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그룹의 재무안정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 이사회는 SK의 100% 비상장 자회사인 SK스페셜티의 지분 85%인 1275만주를 한앤코에 매각하기로 지난 23일 결의했다.  매각대금은 2조7008억원 가량이다. 지난 9월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계약 조건 협상을 진행한 뒤 약 3개월 만이다.

 

SK는 "재무 건전성 제고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확보"가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처분 예정일은 내년 6월 13일이다.

 

SK는 SK스페셜티의 성장성과 SK그룹 내 반도체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해 잔여지분 15%는 보유하기로 했다.

 

SK는 매각대금 외에도 언아웃(Earn Out)을 통해 최대 1530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내년 SK스페셜티의 경영 실적이 기준치를 달성하면 한앤코가 추가로 최대 850억원을 지급하며, 거래 종결 이후 신사업에서 성과가 발생할 경우 최대 680억원을 지급한다. 다만 양산 매출 조건 달성을 못 할 경우 SK가 오히려 한앤코에 17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SK그룹이 SK스페셜티 매각으로 리밸런싱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번 매각 대금의 상당 부분은 순차입금 상환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투입될 예정으로, SK스페셜티 매각 거래는 SK그룹의 재무안정성 제고 및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위한 주춧돌적인 이벤트라 볼 수 있다"며 "SK스페셜티가 현금 창출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반도체 제조업의 밸류체인상 중요한 위치에 있었기에, 본 거래는 향후 이루어질 SK그룹의 다른 계열회사나 자산 매각 시에도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SK스페셜티의 매각 대금은 2조7000억원으로 올해 SK그룹이 리밸런싱을 위해 단행한 여러 매각들 중 가장 큰 규모다. SK그룹은 올해 ▲SK엔펄스 파인세라믹 사업부를 3600억원 ▲SK매직 가전사업을 430억원 ▲페루 LNG 지분 20%를 3500억원 ▲크래픝노 지분 2.2%를 2700억원 ▲SK렌터카를 8200억원 ▲어센드 엘리먼츠를 1316억원 ▲원커머스를 270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SK그룹은 ▲SK아이이티(SKIET) 2조원 ▲베트남 빈그룹 1조1800억원 ▲SK엔펄스 CMP·블랭크사업부 4000억원 ▲SK넥실리스 박막사업 950억원  규모의 매각을 협상 중이다.

 

 

엄수진 연구원은 "금번 SK스페셜티 거래(2.7조원)는 매각 대금이 종전 거래들 대비 확연히 높은 수준인만큼 SK그룹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유의미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엄 연구원은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에 대해 "기존 사업 중 핵심 사업에 대한 자원 투입을 늘리는 한편, 신사업을 위한 유형자산 투자나 인력 확보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유입되는 현금 중 이자비용 등으로 유출되는 비중을 줄이는 작업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주회사 SK의 단기차입금은 2021년 말 약 7조7000억원에서 이듬해 17조원을 초과하며 급증했다. 올해 2분기 말에는 19.6조원 수준까지 올랐다. 장기차입금과 사채도 지난 수 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올 2분기 말 기준 장기차입금은 약 25조원, 사채는 약 37조원이었다. 별도 기준 순차입금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약 10.5조원으로 나타났다. SK의 재무안정성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SK그룹은 중복되는 투자·사업으로 인한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통·폐합을 통해 핵심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올해 전면적인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그 결과 현재 SK는 SK스페셜티를 비롯한 여러 자회사 매각을 통해 약 5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다. 협상 중인 매각이 완료되면 추가로 3조7000억원 가량을 더 확보할 수 있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순차입금 2조원 상환 가정 시 지주회사 SK 이자비용은 연 3800억원에서 31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한다"며 "대규모 현금 유입이 예정돼 재무상태표 확인 전에도 순부채 감소 가능성이 확인돼 주가가 리레이팅(재평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SK 관계자는 “SK스페셜티가 시장 점유율 1위로 안정적인 지위를 영위하고 있고, 사업 비중이 높은 NF3의 경우 타사 포트폴리오 대비 수익성이 높아 (업황 불황과 관계없이)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며 “언아웃 조항으로 제대로 된 몸값을 인정받았으며 매각 대금을 통해 리밸런싱, 운영개선 등 사업 실행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