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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포커스] 비트코인 10만달러 시대...거래소 엇갈린 명암

BTC 반감기·현물 ETF·트럼프 당선 등 호재 잇따라
업비트 1위 굳건...빗썸, 무료 수수료 등 앞세워 반격

 

[FETV=심준보 기자]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과 미국 대통령 선거, 네 번째 비트코인 반감기, 그리고 계엄령 선포 등 굵직한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국내 가상자산의 시장점유율 경쟁은 1위 업비트와 이에 도전하는 2위 빗썸이 눈에 띈다.

 

지난 4월,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6.25 BTC에서 3.125 BTC로 줄어드는 네 번째 반감기가 도래했다. 역사적으로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던 만큼, 이번에도 상승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됐다. 여기에 더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본격화하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1월 미국 증시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 12월 현재까지 순유입(net flow)된 자금만 35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은 가상자산 시장에 또 다른 호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친 가상자산' 정책을 예고하며, '크립토 내각'을 구성했다. 최근에는 차기 미국 행정부의 '크립토 내각'에 관심이 집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6일 백악관에 'AI(인공지능)·크립토 차르(White House AI & Crypto Czar)'를 신설하기로 하고, 총괄 책임자로 데이비드 삭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임명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지난 15일에는 1억4700만원을 터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찬물을 끼얹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800만원까지 약 40%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뜨렸으나 당일 수시간만에 본래 가격을 회복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과세가 2027년까지 2년 유예되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11월 법정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하며, 가상자산 관련 제도 정비를 시작했다.

 

올해 가상자산은 각종 온라인 지표에서 국내 주식을 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모바일인덱스 '2024 모바일 앱 총결산'에 따르면, 11월 기준 업비트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463만 명으로, 5대 증권사 앱(키움증권 영웅문, KB증권 M-able, 삼성증권 mPOP, 미래에셋증권 M-STOCK, 한국투자)의 지난달 평균치인 226만2000명의 약 2배를 기록했다. 빗썸의 MAU도 224만 명으로, 증권사 평균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앱 신규 설치 건수는 비트코인이 한화 1억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업비트는 사용자 수가 122만 명, 빗썸은 102만 명 증가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거래소와 지갑 등 가상자산 업종 앱 사용자 수는 지난달 기준 총 760만 명에 달한다.

 

검색 포털에서도 가상자산은 국내 주식 시장을 압도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1월 24일~12월 24일) 비트코인에 대한 검색량 지수는 25.24로 나타났으나, 주식은 2.95에 불과했다. 구글 트렌드에서도 비트코인(34)이 주식(31)을 소폭 앞섰다. 코인힐스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중 18.43%가 원화로 거래되고 있다. 달러에 이은 2위 규모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1위인 업비트를 향한 빗썸의 도전은 어느때보다 공격적이었으나 업비트의 아성을 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9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업비트의 가상자산 원화 시장 점유율은 1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10만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던 지난 4일 80%를 웃돌기도 했다. 빗썸은 지난해 말 펼쳤던 무료 수수료 이벤트로 인해 올해 1월 거래량 점유율이 40.2%까지 치솟았으나 이벤트가 종료되고 올해 중순 가상자산 랠리가 잠시 멈추자 다시 점유율이 하락했다. 최근 가상자산 호황에도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추세다. 

 

빗썸은 내년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올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10월 초부터 11월 17일까지 40여 일간, 수수료 전면 무료화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과거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일정 기간 거래 수수료를 인하한 적은 있지만진행 기간을 정하지 않고 수수료 제로 정책을 펼친 것은 빗썸이 최초였다. 이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낮은 수수료율 체계(일반 거래 수수료 기준)를 구축한 것에 더해 또 다시 파격적 마케팅 카드를 꺼내든 것. 더불어, 최대 100만원 지급, '쓱데이 빗썸이 백억쏨', '거래소 이동 지원금'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로 이목을 끌었다.

 

이외 중소 거래소들은 여전히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코인원 2.18%, 코빗 0.56%, 고팍스 0.03% 등의 순으로,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업비트의 점유율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며 시장 재편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코인 수나 예수금, 매출액, 수수료 등의 측면에서 업비트가 독과점 상태"라고 언급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단일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독과점으로 간주해 규제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는 독과점 논란 해소, 빗썸은 업비트 추격과 IPO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소 거래소들은 점유율 제고 전략이 시급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