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호석 롯데호텔 대표(호텔롯데 이사회 의장),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 권오상 롯데월드 대표 [사진 롯데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41249/art_17336641713403_420e6a.jpg)
롯데그룹은 2025년 정기인사에서 대내외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가운데 각 사업부 대표가 모두 바뀐 호텔롯데가 경영체질 개선 주요 계열사로 선정됐다. 특히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FETV는 인적쇄신 전략에 따른 호텔롯데의 향후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FETV=김선호 기자] 호텔롯데는 2025년 정기인사에서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전부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며 경영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주요 사업부인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 대표가 롯데지주 출신으로 채워졌다.
롯데그룹 2025년 정기인사에 따르면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인 정호석 부사장이 호텔롯데 대표로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롯데그룹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를 관리해온 경영전문가로 호텔의 글로벌 사업확장을 가속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 팀장인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면서 롯데면세점 대표를 맡았다. 김 전무는 롯데웰푸드에 입사한 후 롯데 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등을 역임한 임원이다.
롯데월드 대표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내정됐다. 그는 1994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했고 2013년부터 12년 동안 롯데월드의 전략‧신사업‧마케팅‧개발 등을 책임졌다. 최근에는 롯데월드의 베트남과 동남아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기획‧추진하기도 했다.
롯데지주 출신 임원이 직접 호텔롯데 내 사업부 대표를 맡는 건 드문 사례로 꼽힌다. 그동안 호텔롯데 등의 상위 조직으로 호텔&서비스BU장, 호텔군HQ의 총괄대표로 롯데지주 출신이나 외부 영입한 임원에게 맡긴 적은 있어도 사업부 대표로 선임한 적은 거의 없었다.
실제 2025년 정기인사 이전 호텔롯데 대표는 최홍훈 부사장(롯데월드 대표), 김주남 전무(롯데면세점 대표), 김태홍 전무(롯데호텔 대표)로 각 사업부의 내부 출신이 수장을 맡았다. 그러다 이번 인사로 롯데월드를 제외한 롯데호텔·면세점이 지주사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를 보면 호텔롯데에 대한 롯데지주의 경영 주도권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분구조로 보면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이지만 롯데그룹의 총수인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묶여 있고 이에 따라 롯데지주를 특수관계자로 인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브랜드 사용계약, 경영자문 및 경영지원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브랜드 사용 대가는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차감한 금액에서 국내 법인의 경우 0.2%, 해외법인의 경우 0.15%를 지급한다.
경영자문 및 경영지원 용역대가는 롯데지주가 대상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등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배부기준에 따라 배부할 금액에 5%를 곱한 금액을 가산하여 지급한다. 이에 따라 2023년 발생한 비용은 112억원이었다.
그러나 영업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호텔롯데는 실적 부진 등 위기를 맞았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에 호텔롯데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던 롯데면세점이 올해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위기 대응에 나섰다.
주목할 건은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혔던 롯데케미칼이 재무 특약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재무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에 롯데그룹은 비즈니스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는 한편 자산유동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이의 일환으로 호텔롯데는 최근 보유한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을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결정으로 지분 매각으로 유입한 자금은 호텔롯데 차입금 상환과 글로벌 진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내에서도 대부분의 자산은 롯데호텔이 보유하고 있다. 이를 유동화하거나 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롯데호텔 대표로 롯데지주에서 사업지원실을 이끈 정 부사장을 선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현재는 사실상 해체됐지만 2022년 신설한 호텔군HQ도 호텔롯데의 호텔사업부(롯데호텔) 내부 조직으로 구성됐다. 이를 기반으로 호텔군HQ는 호텔롯데가 지닌 자산을 재배치하는 등의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호텔롯데 이사회 의장이자 롯데호텔 대표로 선임된 정 부사장은 1991년 롯데알미늄(옛 롯데기공)에 입사한 후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 롯데물산 기획개발부문장, 롯데지주 REVA(부동산 관리)팀장을 역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지점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호텔 뿐 아니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호텔롯데 법인을 총괄 관리하는 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업부 간 통합 시너지를 높여나갈 방침”이라며 “그는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을 이끌며 롯데그룹의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