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서 현대디에프 대표이사 전무 [사진 현대백화점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41145/art_17310274197918_322a77.jpg)
현대백화점그룹은 ‘안정 속 변화’를 키워드로 2025년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이 막바지에 도달한 가운데 주력 계열사 대표 전원을 유임시키는 ‘안정’을 택했다. 다만 일부 계열사는 새로운 경영 체제 등 ‘변화’를 추구했다. 이에 FETV는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을 완료해야 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전략을 관통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FETV=김선호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수합병(M&A)으로 품은 기업의 임직원을 등용했던 적은 있지만 직접 설립한 계열사에 외부 출신을 대표로 선임하는 건 2025년 정기인사가 처음이다. 이번에 현대디에프(현대면세점) 대표에 오른 박장서 전무가 이러한 순혈주의 ‘유리천장’을 넘어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5년 정기인사에서 박 전무를 현대디에프 대표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박 전무는 1992년부터 33년째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2020년 현대면세점에 입사한 후 영업본부장을 맡아왔다.
박 전무는 1967년생으로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2016년 신라면세점(호텔신라 TR부문)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2019년 두타면세점 전무, 2023년에 현대면세점에서 영업본부장과 상품본부장을 지냈다.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에서 그의 주요 역량은 상품기획(MD)에 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에서 오랜 기간 MD분야를 맡으며 패션‧화장품 등 브랜드 유치에 힘 써왔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점포의 형태가 백화점과 같지만 제품 매입부터 유통 경로가 상이하다.
때문에 백화점과 면세점 간 브랜드 접점 방식이 다르다. 백화점이 내수를 기반으로 하되 면세점은 보세구역으로서 주요 구매자인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백화점과 면세점 간 경계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국내 면세시장의 후발주자인 현대디에프는 외부 영입한 면세 전문가로 역량을 보강했다. 사업 초기에는 신라면세점 등에서 근무한 전봉식 전 상무가 있었고 그 다음으로 2019년 박 전무를 영입한 배경이다. 당시 박 전무는 두타면세점 MD총괄을 맡고 있었다.
임직원 또한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와 외부 출신이 혼합된 구조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디에프 대표는 줄곧 내부 출신이 맡아 운영하는 형태였다. 설립 초기에는 이동호 전 부회장이 맡았고 2017년 황해연 전 부사장으로 변경됐다.
이들은 현대백화점그룹의 기획조정본부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다 현대디에프의 대표로 현대백화점 출신인 이재실 전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초기에는 기획‧전략 수립이 주요했고 그 다음으로는 점포 운영과 백화점에 쌓은 MD 역량으로 무게 추가 이동한 셈이다.
현대디에프는 2018년 강남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강북에 동대문점, 2020년 인천공항점을 확보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인천공항에 입성하면서 주요 해외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게 됐다.
현재 현대디에프의 과제는 수익성 강화다. 외형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중이지만 설립 이후 적자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은 7091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7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MD와 영업 능력을 갖춘 박장서 전무를 대표로 선임해 변화하고 있는 면세점 영업환경에 대응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기업 경쟁사 대비 현대디에프의 올해 3분기 출혈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 상황에 맞춰 필요한 경우 대표 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 체제로의 변화를 추구했다”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