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임종현 기자] BNK경남은행이 토스와 공동 신용대출 출시 등 전략적 사업제휴를 맺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토스가 1금융권과 협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지방은행과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간의 협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앞서 진행된 광주은행과 토스뱅크의 제휴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사가 함께 선보인 ‘함께대출’은 출시 두 달 만에 15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경남은행은 막강한 플랫폼 장악력을 지닌 토스와의 제휴로 지역은행 한계를 넘어 2030세대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토스는 1금융권과의 협력을 통해 인지도와 실적을 챙길 수 있는 기회다. 이번 경남은행-토스 협력은 지난 8월 손잡은 광주은행-토스뱅크 제휴 확장판으로서의 성격도 지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과 토스는 지난 6일 사회초년생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상품은 토스 전용 대출 상품으로, 비대면 대출 신청 절차를 개선해 추가 앱 설치나 별도 회원가입 없이 바로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향후 양사는 대출 대상자를 개인사업자와 전문직군 등으로 확대하고, 주택담보대출 모집인 비교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경남은행-토스가 내놓은 대출 상품은 앞서 광주은행-토스뱅크의 함께대출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경남은행-토스 협력에서는 토스가 플랫폼 제공 및 대안평가정보인 토스스코어를 제공하고, 경남은행이 대출 재원을 마련한다. 이는 토스가 토스뱅크와 달리 전자금융업자로서 금융상품을 직접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광주은행-토스뱅크는 양사가 각각 재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함께대출은 지난 6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출시한 상품으로, 광주은행의 자금력과 토스뱅크의 디지털플랫폼 기술력이 결합됐다. 이 상품은 토스뱅크 앱을 통해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각각 대출을 심사한 후 대출한도와 금리를 함께 결정해 자금을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다.
함께대출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최초로 협업한 혁신금융상품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8월 첫 출시한 함께대출은 출시 62일만에 1500억원을 돌파했는데,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고객의 접근성과 수요를 충족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당 상품을 이용한 고객들은 각 은행 자체 신용대출 평균보다 1%포인트(p)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고, 대출한도도 신용대출 평균 실행액보다 1.55배 높은 3010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신용점수(KCB 기준) 600점대 고객도 함께대출을 이용했다.
이 같은 성과가 이번 경남은행-토스의 협력 기회를 만들고 시기 역시 앞당겼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대형 모바일 금융서비스 기업들이 잇달아 1금융권과 협력을 맺으면서 향후 지방은행과 핀테크 간의 협력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지역 내 자사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고객 수가 점점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플랫폼에 입점을 하거나 광주은행-토스뱅크, 경남은행 토스 같이 제휴를 맺어서 같이 상품을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공략하기 어려웠던 수도권 고객 등을 계속 유치하고 있다”라며 “지방은행과 핀테크 간의 제휴는 앞서 사례와 비슷한 방식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