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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중기금융 도전' 이겨낸 김성태 기업은행장, 다음 과제는 '리테일' 강화

 

[FETV=권지현 기자]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최근 시중은행과의 기업금융 경쟁에 노출되면서 기업은행이 이전과 같은 중소기업 대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출이 우상향을 이어가면서 중기금융을 대표하는 정책금융 존재감을 확인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임기 과업 중 하나인 '중기(中企)금융 1등'을 수성하면서 제몫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기대출 성장에 이어 리테일 강화 등 수익 다변화 도약을 이뤄내는 게 김 행장의 남은 과제다.  

 

◇대형 은행 제친 대출 성장...'중기 밀착 행보' 눈길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9월 말 누적 당기순이익 2조19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2조1127억원)보다 3.7%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번 실적으로 기업은행은 3년 연속 3분기 누적순익 2조원대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2021년 연간 총 순익이 2조4125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하다.

 

일등 공신은 중소기업 대출이다.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올 9월 말 기준 243.6조원으로, 전년 말(233.8조원)보다 9.8조원 늘어났다. 6대 은행 평균 증가액(7.4조원)보다 2조원 이상 많은 것으로, 우리은행(10.8조원 증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분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9.2조원, 6.5조원 중기대출이 불었으며, 이외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5.2조원, 2.8조원씩 증가했다.  

 

이번 상승으로 기업은행은 중기대출 시장점유율 23.32%를 기록, 은행권 1위를 지켰다. '기업'은행이라 중소기업대출 자산 증대가 손쉬웠던 것은 아니다. 6대 은행의 올해 평균 중기대출 증가액(7.4조원)은 역대 최대 규모다. 중소금융을 둘러싼 은행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는 방증이다. 실제 대형 은행 수장들은 가계대출 상승 둔화를 상쇄하고자 너도나도 영업 현장에 중기대출 강화를 주문했다.

 

김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첫날부터 거래기업, 남동공단 지점 등을 방문하는 등 중기 밀착 행보를 부지런히 선봬 다른 시중은행장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다만 이러한 그도 지난 8월 기업은행 창립 63주년 기념식에선 "기업은행은 중기금융 경쟁 심화 등 여러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냉혹한 현실 인식을 드러냈었다.

 

◇수수료이익 잇단 감소...리테일 강화 움직임 주목

 

올해 3분기 중기금융 경쟁을 이겨낸 김 행장이지만 은행의 새로운 성장 전략 결실이라는 과제는 남아있다. 기업금융 일색에서 리테일(소매금융) 부문으로까지 중점 사업 영역을 확장, 성장 패러다임을 균형잡힌 모습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리테일 강화는 비이자부문 수익성 증대로 연결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정책금융 공급에 따른 리스크 분산 효과도 가져다줄 수 있다. 

 

기업은행의 리테일 등을 포함한 연결 수수료이익은 9월 말 기준 3486억원으로 1년 전(3767억원)보다 7.5% 감소했다. 지난 2021년 4716억원이던 수수료이익이 3년 만에 1200억원 이상 주저앉았다. 기업은행의 수수료이익은 9월 말 기준 3년 연속 하락세다. '수수료이익'은 여신 및 외환, 신용카드, 방카슈랑스, 투자운용 관련 수수료로, 비이자이익의 핵심 부문이다. 

 

김 행장이 2025년 종료되는 자신의 임기 내 리테일 강화를 통해 은행의 지속성장과 관련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취임 일성으로 그는 "내부적으로 기업과 개인금융, 대출과 투자의 균형 성장에 힘쓰겠다"며 개인금융의 경쟁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리테일 주요 서비스인 카드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드 전용 플랫폼 구축에 나선 데 이어 은행권 최다 수준으로 개인카드 신상품을 출시, '개인금융 은행' 이미지 확장에 한창이다. 올해 초 조직개편에선 신탁·글로벌IB(투자은행) 등 비이자 부문 강화를 위한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