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939/art_17271383774439_772eea.jpg)
[FETV=심준보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오프라인 점포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과 디지털 금융 기술의 발달로 인해 증권업계는 대면 서비스를 축소하고, 온라인 중심의 운영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 결과, 증권사들은 전국적으로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아예 폐쇄하고 있다. 이는 고객의 접근성과 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점포 수는 788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수치이자 4년 반 전인 2019년 말의 1036개와 비교해 24%가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15.9% 줄어든 것에 비해, 증권사의 감소 폭이 훨씬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증권업계에서 점포 수 축소는 단순히 영업 방식의 변화가 아닌, 금융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 중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 말 125개의 점포를 운영했으나, 2024년 6월 말에는 65개로 점포 수를 거의 절반으로 줄였다.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동안 63곳에서 29곳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유사한 비율로 축소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증권업계 전체의 트렌드로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모든 거래를 처리하는 고객들의 증가가 점포 축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점포 수 축소는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형 점포를 남기고 지방 점포는 통폐합하거나 아예 폐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수도권 대형 지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규모 지방 점포들은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고객들은 가까운 지점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금융 서비스 접근성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수익성 문제와 더불어 지방 점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형 증권사들을 제외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점포 축소 속도는 지방과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더 가파른 실정이다.
이러한 점포 수 감소의 배경에는 디지털 금융의 확산의 요인이 크다. 최근 모바일과 온라인 거래의 활성화로 인해, 고객들은 더 이상 점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본인인증부터 대부분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고령층과 달리 청년층은 대면거래보다 비대면거래를 더 선호하는 실정이다.
점포 수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맞춤형 투자 서비스와 비대면 자산 관리 플랫폼의 개발은 향후 증권사들의 주요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오프라인 지점 감축 대신 디지털 친화를 위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와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IT(정보기술) 인프라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전산운용비는 9.35% 늘었다. 특히 지난해 개발비 지출 규모는 3275억원으로, 전년 동기(2421억원) 대비 35% 넘게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특히 AI 등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과 MTS 고도화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으며, 관련 분야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및 조직구조를 개편해왔다"면서 "개편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향후 이익 창출력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