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사진>과 에코프로 본사 전경 [사진 에코프로]](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937/art_1725927837269_d29cf6.png)
[FETV=박제성 기자]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사업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 전 회장은 현재진행형인 캐즘을 타개하기 위한 비책으로 오히려 3~4년 뒤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타이밍과 양극재 등 배터리소재 물량 공급 등의 속도조절이 중요하다는 판단인 셈이다.
이 전 회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에 대해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으로 간주하고 있을 만큼 비장한 마음을 갖고 인도네시아 양극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경영복귀 후 이 전 회장이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사업으로 꺼내든 전략은 ‘윈-윈 파트너십’이다. 세계최대 규모의 전구체(양극재 전 단계 화합물질) 및 니켈 제련 생산기업인 중국의 거린메이(GEM)과 공동으로 대규모 양극재 밸류체인(공급망)을 구축키로 했다.
양극재 사업은 크게 광물·광산 → 제련 → 전구체 → 양극재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전 회장은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사업 청사진으로 위의 4개 부분의 산업을 원스톱(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어보자는 구상이다.
이 전 회장의 고민은 막대한 자금으로 광물·광산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이미 에코프로는 클로즈드루프(선순환) 시스템을 구축, 가동중이지만 광물확보 및 제련 단계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첫 단계인 광물 확보 및 제련단계에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셈이다.
또 이 전 회장은 3~4년 뒤 중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강점으로 앞세우는 LFP(리튬, 철, 인산) 배터리에 K-배터리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FP 배터리는 가성비가 장점인 배터리인데 향후 이 배터리가 글로벌 사업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 전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배터리 사업을 이해하는 감각이다. 사업을 이해하는 감각이 없으면 배터리 사업 생태계가 위태로워지면서 예상했던 것 보다 사업이 위험해질 수 있다.
그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경영복귀 후 임직원 간담회) 배터리 시장이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의 앞길은 무엇인가 생각해봤는데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세상을 뒤엎어 보자고 결심했다. 지금처럼 하다가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능력만을 앞세우는 독불장군 형태보다는 함께 서로 협력하는 방안이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다.
배터리소재 업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먼저 GEM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이 이러한 스탠스(행보)를 취한 것에는 다 이유가 다 있다. 먼저 10년동안 GEM과의 맺은 돈독한 파트너십 관계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캐즘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GEM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라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동안 에코프로는 양극재 사업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왔고 향후 캐즘에서 벗어날 경우 인도네시아 양극재 원료수급 의존도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GEM은 인도네시아 중수라웨에서 연간 15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니켈 제련소를 보유하고 있다. 니켈은 양극재 포함되는 원료들 중 원가의 40% 정도로 프리미어 원료에 속한다.
이는 2가지 의미를 지닌다. 니켈의 가격경쟁력과 수급에 영향에 따라 양극재 시장의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또 한가지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을 자랑하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대규모 니켈을 제련하는 GEM과의 협력이 에코프로 양극재 사업의 긍정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전 회장은 방심은 금물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2~3년전까지만 하더라도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가 배터리 시장을 지배할 줄 알았는데 LFP 배터리가 등장하면서 NCM 배터리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NCM 기반의 공장 증설의 과잉 투자했다고 이 회장은 진단했다.
이 전 회장은 앞으로 배터리 사업은 과잉 투자보다는 혁신기술과 수요와 공급의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캐즘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GEM에 약 3억 달러(4000억원 이상)를 투자하고 있다. GEM은 인도네시아에 QMB, 그린에코, 메이밍, ESG등 4개의 제련 법인을 운영 중이다.
에코프로는 전구체와 양극재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니켈원료를 수입한 뒤 황산화 공정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부문 글로벌 1위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