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생명보험사 총자산 현황(개별 재무제표 기준). [자료 각 사 반기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835/art_17248280414063_d052b0.jpg)
[FETV=장기영 기자]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나선 우리금융지주가 중국 다자보험그룹 소유의 동양생명, ABL생명을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생명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이 두 보험사를 최종 인수하면 동양생명의 상장 폐지 절차를 거쳐 ABL생명과 살림을 합칠 전망이다. 이 경우 총자산 51조원 규모의 생보업계 6위사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가장 큰 변수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에 대한 우리은행의 부당대출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엄정 제재를 예고하면서 인허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직원 수는 총 1700명에 달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이를 우려한 노조의 거센 반발도 넘어서야 할 과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날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 전량을 총 1조5494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앞선 6월 동양생명, ABL생명 지분 인수와 관련해 다자보험그룹과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체결한 후 실사를 진행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사, 증권사 등에 대한 인수를 추진해왔다.
다자보험그룹은 다자생명과 자회사 안방그룹홀딩스를 통해 동양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안방그룹홀딩스를 통해 ABL생명 지분을 보유 중이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금융당국의 인허가 절차를 거쳐 동양생명, ABL생명을 최종 인수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이 실제로 동양생명, ABL생명을 인수하면 동양생명 상장 폐지를 통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후 ABL생명과 통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생명은 지난 2009년 10월 국내 생보사 중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상장사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살림을 합치면 총자산 51조원 규모의 업계 6위 통합 생보사가 탄생하게 된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6월 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총자산은 각각 33조3475억원, 17조7069억원으로 총 51조544억원이다.
이는 삼성생명(283조6547억원), 교보생명(117조9554억원), 한화생명(115조8824억원), 신한라이프(58조4574억원), NH농협생명(53조3520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통합 생보사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최대 3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동양생명이 2706억원, ABL생명이 799억원으로 총 3505억원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당기순손익은 전년 각각 114억원, 504억원 손실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다른 은행계 생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신한라이프(4724억원), KB라이프생명(2562억원), 농협생명(1817억원) 순으로 많았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하려면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인허가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엄정 제재 방침을 인허가 절차의 최대 변수로 꼽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 경영진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부당대출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고도 즉각 대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언론에 배포한 참고자료를 통해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 대응 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최대한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을 의식한 임종룡 회장은 최종 인수까지 절차가 남아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냈다.
임 회장은 계약 체결 전날 소집한 긴급 임원회의에서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사업계획 수립, 금융당국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와 이후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노조의 거센 반발도 부담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직원 수는 총 1700명에 달해 통합 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직원 수는 각각 935명, 770명으로 총 1705명이다.
이는 총자산 50조원 이상의 다른 은행계 생보사 신한라이프(1532명), 농협생명(1013명) 직원 수를 웃도는 규모다.
앞서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등 다른 생보사를 인수해 새롭게 출범한 통합 생보사들은 당초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들을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