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GS25잠실타워점 내부 모습 [사진 GS리테일]](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835/art_17246335789876_4d36a3.jpg)
[FETV=박지수 기자] 편의점들이 '야구 마케팅' 강화에 힘을 쓰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관중이 역대 최다인 1000만 명을 눈앞에 둔 가운데 2030 젊은 여성 팬들이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야구가 팬덤화되면서 아이돌 응원 문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포토 카드와 같은 굿즈(기념상품)는 물론 특화 매장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14일부터 프로야구단 LG트윈스와 손잡고 LG트윈스 홈구장인 잠실 야구장 인근에 자리한 서울 송파구 GS25잠실타워점을 특화 매장으로 꾸며 운영하고 있다.
이 특화 매장은 LG트윈스를 대표하는 색상인 빨간색과 검은색을 사용했으며, ‘무적LG’와 같은 캐치프레이즈 및 야구 선수 실루엣 스티커 등으로 꾸며졌다.
매장 내부로 들어서면 LG트윈스 선수단 락커룸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해당 공간은 LG트윈스 전용 코너로 LG트윈스 레플리카(복제) 유니폼과 유광점퍼, 플레이어 응원 타월, 공식 응원봉, 리유저블백, 트윈스프렌즈 캐릭터 굿즈 등 30여 종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그 외 카운터, 시식대 등 매장 곳곳에는 LG트윈스 창단 및 우승 역사 순간을 표현한 포스터와 ‘완봉승은 밥심에서 나온다’, ‘경기 중 수분 보충’, ‘쓰레기통에 스트라이크’ 등 재미있는 문구들이 적혀있다. 매장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선 LG트윈스 경기 정보와 영상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
앞서 GS25는 지난 5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손잡고 연고지인 대전 서구 둔산동 GS25 타임월드점을 한화이글스 특화 매장을 연 바 있다. 당시 GS25에서 한정 판매한 한화이글스 유니폼, 모자, 응원봉 등 굿즈는 총 6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LG트윈스 특화 매장 역시 문을 연 지 1주일 만에 15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GS25는 앞으로도 다른 프로야구 구단과 협업을 통해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지난 6월 12일부터 KBO와 협업해 10개 프로야구 구단 소속 140명 선수 사진과 친필 사인이 무작위로 담긴 포토카드를 판매했다. 포토카드에는 현직 선수는 물론 이승엽, 이종범과 같은 은퇴한 전설의 선수 모습도 담겨 야구팬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해당 카드는 출시 사흘 만에 1차 물량인 100만팩(팩당 3장)이 모두 완판됐다. 이처럼 인기를 끌자, 세븐일레븐은 같은 달 25일 2차 물량 100만팩을 추가 확보해 판매했는데 이마저도 순식간에 동났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야구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편의점 주 고객층인 2030세대와 야구팬층이 많은 부분에서 일치하기 때문이다.
KBO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856만 2043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는 지난 1982년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가 출범한 이후 역대 가장 많은 관중이다. 정규리그의 약 80%만 소화한 상황에서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종전 최다인 지난 2017년에는 720경기 동안 840만 688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채웠다.
올해 KBO리그 흥행 돌풍을 이끄는 주역은 ‘2030세대 여성’이다. KBO가 지난달 열린 올스타전 티켓 구매자를 조사한 결과, 20대 여성의 예매 비중이 39.6%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30대 여성이 19.1%로 2위였다. 20·30대 여성 비율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8.7%에 달했다.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등 6개 구단 티켓 판매를 대행하는 티켓링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20대 관중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5.1% 늘어난 38.1%에 달해 모든 세대 중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여성 관중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여성 관중 비중은 지난해보다 3.7%포인트(p) 높아진 54.4%로 남성(45.6%)보다 10%p 가까이 높았다. 키움과 두산 티켓을 판매하는 인터파크 역시 20대 점유율이 42.1%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젊은 여성 관중이 증가하면서 야구장 문화도 바뀌었다. 더 이상 야구장은 단순히 야구만을 보는 곳이 아닌 먹고 즐기고 추억을 남기는 곳으로 바뀌었다.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유니폼, 응원 도구와 같은 굿즈 용품을 사는 문화도 자리 잡았다. 이들은 스케치북에 재치 있는 응원 문구를 적어 개인의 개성을 발산하기도 한다.
특히 ‘선수들의 아이돌화’가 젊은 여성 팬 유입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좋아하는 가수가 나온 영상을 짧게 편집해 공유하는 것처럼 야구장에는 아이돌 콘서트에서 볼만한 대포 카메라로 좋아하는 선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공유하는 팬들이 생겨났다. 거기다 야구 티켓은 1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이는 뮤지컬, 영화 등 다른 문화생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2030 젊은 여성들이 야구팬으로 많이 유입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 구단과 선수를 위해 유니폼과 응원 도구는 물론 포토카드를 모으기도 하고 스티커나 뱃지 등을 구매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