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834/art_17242879681827_33aa14.jpg)
[FETV=권지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13회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기간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찮고 집값도 오르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하로 확신있게 돌아서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영향을 미치고,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년 8번 금통위를 열어 물가 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계대출이 자리해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20.8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5.5조원 늘었다. 지난 4월부터 이어진 4개월 연속 상승세로,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82.5조원)이 5.6조원 불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가계대출 증가는 부동산 경기 회복 특수를 누리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올랐다.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늘어난 아파트 등 주택매매 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세 등으로 미뤄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통화정책의 제1 관리 목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2.4%에서 7월 2.6%로 반등했다. 한은의 목표 수준은 2%다. 앞서 이 총재는 금리인하 고려의 전제 조건으로 '하반기 2.3∼2.4% 흐름'을 언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또 다른 걸림돌이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20원대까지 떨어진 데다 9월 미국 정책금리(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한국과 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7월 동결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준비할 상황"이라며 피벗 논의 개시를 공식적으로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