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업계 2위를 기록한 현대카드가 순이익은 4위에 머물며 고전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상품력 강화와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 등에 힘입어 회원 수와 취급액이 증가하며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다만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업계 4위인 KB국민카드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카드업계는 통상적으로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을 회원 가입자 수를 시장 점유율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해 업계 순위를 매긴다. 신용판매 취급액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국내외에서 일시불·할부로 결제한 금액을 합산한 액수다. 신용판매 취급액을 기준으로 한 올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20.5%), 현대카드(19.2%), 삼성카드(18.5%), KB국민카드(16.1%) 순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1~6월) 163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1572억원) 보다 4.2% 증가한 수준이다.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총 취급액이다. 현대카드 총 취급액은 1년 만에 10조원 이상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총 취급액은 87조7792억원으로 전년(76조893억원) 보다 15.4% 증가했다. 신용판매 취급액은 81조1692억원으로 전년(71조6188억원) 대비 13.3% 늘었다. 금융자산 취급액은 6조6100억원으로 전년(4조4705억원) 보다 47.9% 급증했다.
총 회원수는 1231만명으로 지난해 말(1206만명) 대비 25만8000명이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인당 결제액은 117만원으로 지난해 말(112만원) 대비 4.4% 증가했다. 탈회율은 0.62%를 기록했다.

총 취급액이 늘며 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KB국민카드와의 순이익 격차는 더 벌어졌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2557억원으로 전년(1929억원) 대비 32.6% 증가했다. 특히 KB국민카드와의 상반기 순이익 격차는 1년 만에 365억원에서 920억원으로 확대됐다.
현대카드의 순이익 증가세가 더딘 이유로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비용이 급증하며 성장에 발목을 붙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 상반기 영업수익 1조9124억원으로 전년(1조6065억원) 대비 19.1% 늘었다. 이중 카드수익은 8493억원으로 전년(7574억원) 대비 12.1% 증가했으며, 이자수익은 7182억원으로 전년(6168억원) 보다 16.4% 늘었다. 영업비용은 1조7026억원으로 전년(1조4026억원) 보다 21.3% 증가했다. 이중 카드비용은 4896억원으로 전년(4469억원) 대비 9.5% 증가했으며, 이자비용은 3498억원으로 전년(2669억원) 보다 31% 급증했다.
총 취급액은 선전했지만 순이익이 4위에 머물면서 현대카드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대카드는 최근 수익성 강화를 위해 고수익성 상품(현금서비스·카드론)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3조1616억원으로 전년(1조9092억원) 대비 65% 증가했다. 카드론 역시 3조4484억원으로 전년(2조5613억원) 보다 86.5% 늘었다.
이에 따른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상반기 장기카드대출(일반카드론)수익은 3050억원으로 전년(2681억원) 대비 13% 증가했으며, 단기카드대출수수료수익은 493억원으로 전년(300억원) 보다 64.2% 늘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축소한 금융자산을 평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지난 2022년에 약 6조원 중반대를 유지해 온 금융자산을 지난해 상반기에 6조원 이하로 축소한 바 있다. 올해는 확보한 건전성 여력을 기반으로 자산 성장을 재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