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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12건...드디어 제대로 판 깔린 은행 'AI 대전'

 

[FETV=권지현 기자] 이르면 올해 말부터 금융권에서 생성형 AI(인공지능)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란 관측에 은행권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자연어 처리 능력과 막대한 데이터 학습 능력을 내세워 금융산업의 효율성·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서비스 개선 및 개인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생성형 AI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이미 조단위 돈을 쏟아부으며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생성형 AI 활용 분야가 전 산업계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향후 'AI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은행권 전쟁이 본격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름에 1개꼴로 이미 'AI 서비스' 전쟁...'제한·관리→허용'에 쏠리는 눈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금융사의 생성형 AI 활용 허용과 SaaS(클라우드 형태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이용 범위 확대, 연구·개발 환경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했다. 망분리 규제는 외부 침입으로부터 내부 전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네트워크 보안기법의 일종으로, 지난 2013년 금융부문에 도입됐다. 이 규제는 랜섬웨어 등 해킹으로부터 금융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기여했지만 금융권의 클라우드, AI 등 신기술 채택에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특히 금융권은 이미 '초기 전쟁'을 벌이고 있는 'AI' 규제 완화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 로드맵에 따르면 망분리 규제 완화는 충분한 안전장치를 전제로 단계적으로 진행되는데, 당국은 먼저 샌드박스를 통해 인터넷 활용 제한 등에 규제 특례를 부여함으로써 국내 금융사의 생성형 AI 활용을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빠르면 올해 말부터 생성형 AI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간 금융위가 금융사들의 AI 활용에 대해 '제한' '관리' 등에 방점을 찍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허용'은 획기적이다. 실제 금융위는 2021년 7월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을 통해 내부통제 장치 마련, 공정성 제고 등 금융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준칙을 설정했으며, 2022년 8월에는 '금융분야 AI 개발·활용 안내서'를 발간해 리스크 예방을 강조하고 기능별·서비스별 이용 범위를 확정했었다.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그간 은행들은 AI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신용평가 ▲여신심사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및 맞춤형 상품 추천 ▲이상거래탐지(FDS) 등 5대 서비스를 중심으로 AI 경쟁을 벌여왔다. 올해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과 케이·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AI 규제에도 관련 서비스 12건을 출시(계획)했다.

 

◇생성형 AI '우회' 비효율성 해소 기대...금융그룹·은행 "경쟁력 확보 노력" 

 

12건 중 생성형 AI 활용은 4건에 그친다. 대부분의 생성형 AI는 클라우드 기반의 인터넷 환경에서 제공되고 있는데 망분리 규제 탓에 개인정보 보호, 컴플라이언스 등 문제로 은행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사들이 생성형 AI로 대표되는 챗GPT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플랫폼 및 GPU 클라우드 구축 한계로 인해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케이뱅크가 KT 및 kt cloud, 업스테이지와 손잡고 케이뱅크 서버에 생성형 AI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은행이 '환경 구축'만 하는 데도 두 회사와 협력해야 하는 등 우회로를 택할 수밖에 없는 비효율적인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비록 우회적이나마, 금융권이 단순 AI 기술을 넘어선 생성형 AI 주도권 확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만큼 이번 규제 완화로 은행들이 기존 AI 보폭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디지털·IT부문 전략워크숍'에서 전 계열사의 디지털·IT 부문 경영진을 향해 "디지털·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므로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주문했으며, 지난 4월 금융권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AI뱅커'를 내놓은 우리은행은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된 AI 지식상담 시스템 구축 고도화로 직원들의 업무 편의성을 높이고 AI 기술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