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 위해 잇단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골목 상가의 한산한 모습.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730/art_17216880408203_ffb3a8.jpg)
[FETV=권지현 기자] 은행권이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 경기 회복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자체적으로, 또는 민생금융지원방안 자율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소상공인 혜택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다만 자율프로그램의 경우 은행들은 연내 집행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어서 거래은행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지원책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편의점 운영 중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컨설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1등 점주, 다점포 점주, 프랜차이즈 대표 등의 영업 노하우를 공유하는 플랫폼 '창톡'과 손잡고 점주들이 직접 선택한 장사 고수로부터 전화, 방문, 출장 등을 통해 노하우를 직접 듣고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컨설팅 요금의 90%(최대 75만원)를 지원하며, 하나은행에서 기업대출을 받고 있는 편의점 점주라면 오는 9월 말 까지 '하나원큐'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은행은 앞으로 업종을 넓혀 컨설팅 범위와 지원한도를 확장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언제든 적금'을 출시, 개인사업자 고객에게 기본금리 연 4.2%에 우대금리 최고 연 3.5%포인트(p)를 더해 최고 연 7.7%의 이자를 제공하기로 했다. 제1금융권에서 올해 내놓은 적금 상품 중 개인사업자에게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만기는 1년이다. 오는 12월 19일까지 선착순 20만좌 한도로 판매한다. 가입 1개월이 지난 시점부터는 중도해지 하더라도 가입일 당시 약정이자율을 적용, 고객에게 유리한 금리를 제공한다. 은행 관계자는 "창립 42주년을 맞아 고객 지향적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개인사업자 특화 플랫폼 '사장님+' 문을 열었다. 플랫폼 내 '정책자금 맞춤추천'을 통해 정부 지원자금 확인부터 관련 대출 신청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으며, '사장님 팁'에서는 세무·법률·노무 분야의 전문가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무료 컨설팅 신청'으로 KB소호컨설팅센터 비대면 상담 신청도 가능하다. 은행 관계자는 "우리 경제를 받치는 큰 기둥인 개인사업자들의 금융 편의 제고와 경영에 필요한 여러 정보들을 신속히 제공하고자 이번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자영업자 지원에 나선 것은 취약·영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폐업 확대 등 경영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빚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몰렸다는 우려가 커지자 주요 고객군인 이들을 위해 잇단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 개입사업자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54%로, 1년 전보다 0.17%p 상승했다. 0.5%대로 뛴 것은 지난 2015년 1분기(0.59%) 이후 9년 만이다. 이달 15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공개된 폐업자 현황을 보면, 작년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은행권 자율프로그램 주요내용. [자료 은행연합회]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730/art_17216876231235_c7582d.png)
은행들은 자체 상품·서비스 출시로, 그리고 작년 12월 발표한 민생금융지원방안 중 자율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인사업자 대상 지원 방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자율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은행은 모두 12곳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제일·한국씨티·광주·수협은행 및 카카오·iM뱅크(옛 대구은행) 등이다.
12개 은행은 총 5971억원 규모로 집행 계획을 확정했는데, 이중 약 32%(1919억원)를 개인사업자들을 위해 할당했다. 구체적으로 특례(협약)보증 지원(423억원) 및 보증료 지원(361억원), 사업장 개선 지원(359억원), 대출원리금 경감(337억원), 소상공인·소기업에 대한 전기료·통신비·임대료·난방비 등 경비지원(329억원), 이자 환급(100억원), 경영개선 지원(10억원) 등에 이 자금을 활용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는 은행 고객군의 중요한 한 축인 만큼 이들이 한계치에 내몰리면 은행 경영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이전보다 상생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금융 자율프로그램의 경우 연내 집행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인 데다 개인사업자는 물론 비외감중소법인 등까지 범위를 넓힌 만큼, 거래은행 지점이나 콜센터 문의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잘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