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728/art_17207466712683_c495bb.jpg)
[FETV=심준보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 상반기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1위 수익률 상품은 물론 상품수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6월 100조원 규모였던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1년 사이 50% 가까이 성장하며 올해 6월(25일 기준) 151조8147억원을 기록했다. 또 올 상반기에는 미국 AI(인공지능)주 관련 ETF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6월 28일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로, 110.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가 66.43%로 가장 높았다. 상위 1, 2위 종목은 빅테크 레버리지 상품이 장악했고 4위엔 원자력 ETF가 위치했으나 5위 부터는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ACE AI반도체포커스', 'KODEX 미국반도체MV', 'KOSEF 글로벌AI반도체', 'HANARO 글로벌반도체TOP10 SOLACTIVE',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등 반도체 관련 ETF들이 대거 포진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수익률 1위 ETF를 포함해 상위 10위 안에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ACE AI반도체포커스' 등 3개의 ETF를 올리며 가장 많은 상품을 10위권에 올렸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와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를, NH아문디자산운용이 'HANARO 원자력iSelect'와 'HANARO 글로벌반도체TOP10 SOLACTIVE' 두개 씩 등재시켰다.
ETF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과의 점유율 격차를 지난해 말 3.36%p에서 6월말 2.39%p까지 줄였다. 3위 자리에는 KB자산운용(점유율 7.59%)과 한국투자신탁운용(6.62%)이 1% 미만의 점유율 격차로 경쟁하고 있다. 한투운용은 빅테크 ETF를 잇따라 히트시키면서 순자산총액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ETF 시장의 특징은 '단일종목 채권혼합' ETF의 인기몰이다. 지난달 말 기준 순자산 511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1726억원에서 6개월만에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대형 기술주(매그니피센트7)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퇴직연금 계좌에서 이들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ETF로 자금이 몰린 까닭이다. 단일종목 채권혼합 ETF는 주식 1개 종목과 나머지를 채권으로 구성하는 ETF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한도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일종목 채권혼합 ETF 수익률 1위 상품 역시 한투운용의 ETF였다.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가 올 상반기 39.01% 상승했다.
올 상반기 ETF 시장에서의 또 다른 특징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ETF로 자금을 옮기는 'ETF 이민' 현상이다. 국내 상장된 해외 ETF의 비중은 지난해 말 23.3%에서 상반기 30.7%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ETF 시장은 25.4% 증가해 해외 ETF가 성장을 주도했다. 이에 해외 ETF의 순자산총액은 5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국내 증시가 '박스피(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코스피)'에 머물자 글로벌 성장주가 몰린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ETF의 평균 수익률은 4.14%에 그쳤으나 해외 주식형 ETF는 19.9%로 5배 가까이 더 높았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상품군에 접근이 가능한 ETF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면서 "섹터별로 수요가 높고 주가 변동성이 낮은 고배당 ETF들의 전망이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