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지수 기자] 신세계그룹이 임원 급여에서 기본급 비중을 줄이고 성과급은 늘리는 방식으로 보상 체계를 바꿨다. 또 대표·본부장 등 직책 중심으로 평가하던 성과 지표도 성과 중심으로 바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임원 보상체계를 개편했다. 먼저 임원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0% 수준에서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현재는 기본급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임원이 위험을 부담하며 새로운 시도를 할 동기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50~60% 수준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보상체계는 정형권 G마켓 대표와 최훈학 SSG닷컴 대표를 비롯해 지난달 새로 선임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계열사 임원부터 적용받는다. 성과급 비중은 직급이나 업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핵심성과지표(KPI)도 직위 중심으로 바꾼다. 과거 신세계그룹은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등 직위보다 본부장, 대표 등 직책을 우선해 성과를 측정했는데 앞으로는 그보다 성과를 중심으로 합당한 보상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직위가 전무나 부사장이더라도 계열사 대표로 임명되면 대표이사로 대우했지만, 이 때문에 계열사 대표를 한번 역임한 임원이 다른 계열사나 그룹 컨트롤타워 등으로 이동해 다시 업무를 보기 어려웠다는 게 신세계그룹 설명이다.
이번 임원 보상 체계 개편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신세계그룹의 현행 인사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성과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주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책임을 묻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정 회장은 “계열사별, 각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