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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원가성 예금' 노리는 KB국민은행, 삼성 승부수 통하려면

이재근 행장 취임 후 타 금융사 첫 협력...요구불예금 증가 주목
인뱅 파킹통장 금리 넘어서야...혁신서비스 지정 후 속도 낼 듯

 

[FETV=권지현 기자] KB국민은행이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와 손을 잡고 삼성금융 통합 앱 '모니모'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상품·서비스를 내놓는다.

 

"1등끼리 뭉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은행이 이번 협업을 통해 '저원가성 예금'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재근 행장 취임 이후 국민은행이 국내 타 금융사와 손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삼성금융 앱 모니모를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하고 금융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사는 첫 번째 협력으로 모니모 회원 전용 입출금통장(파킹통장)을 선보인다. 삼성금융으로선 모니모 내 빈자리였던 '은행' 상품을 갖게 된 셈이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제휴로 '신규 고객 확보→저원가성 예금 확대'를 노리고 있다. 3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은 153.1조원으로 전년 동기(146조원)보다 4.9% 증가했다. '요구불예금'(핵심예금+MMDA)은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대신 연 0.1%대로 금리가 매우 낮은 게 특징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큰 이자 비용 없이 자금 확보가 가능해 수익성이 큰 대표적 저원가성 예금으로 꼽힌다.

 

월급통장같이 이자가 적은 요구불예금이 모바일뱅킹 확산, 고금리 예·적금 두 '강적'을 만나면서 대형은행들은 치열한 수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3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연초 대비 요구불예금 증가율 변동폭이 어느 때보다 컸다.

 

신한은행(기업자유예금 제외)의 3월 말 요구불예금은 41.5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2.1조원)보다 1.4% 줄었다. 하지만 작년 12월 말(37.3조원)과 견줘보면 10.1% 증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3월 말 요구불예금 123.9조원으로 전년 동기(116.8조원)보다 6.1% 늘어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지만, 연초와 비교해선 1%대도 성장하지 못했다.

 

국민은행이 삼성금융과의 협력을 통해 수신 전쟁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책정하고 있는 파킹통장 금리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입출금통장에 대해 현재 케이뱅크(플러스박스)와 토스뱅크는 각각 연 2.3%, 1.8%를 제공, 0%대 수준인 시중은행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하나은행이 네이버파이낸셜과 출시한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은 최고 연 3% 금리를 준다. 

 

국민은행이 삼성금융과 내놓는 이번 통장은 삼성금융 상품과 모니모를 이용할수록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은행이 사실상 공짜 자금이라 여겨 경쟁력있는 금리를 주지 못했던 저원가성 예금에 대해 삼성금융이 기존 국민은행 수준 이상으로 이자를 제공할 경우 국내 대형은행 파킹통장 이자 한계선을 넘어설 수 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국민은행 상품 경쟁력과 채널망을 활용하고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모니모의 성장을 견인하겠다. 이번 제휴가 성공적인 혁신 사례로 남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삼성금융과의 제휴로 기존 고객군과 겹치지 않는 새로운 고객 확보, 저원가성 예금 증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모니모 제휴 통장 개설을 유인하기 위해 기존 파킹통장과는 차별화된 금리를 제공할 계획인데, 삼성금융과의 이자 분담 수준은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절차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