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지은 아워홈 대쵸이사 부회장. [사진=아워홈 제공]](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2/art_17171310412051_1ead0a.jpg)
[FETV=박지수 기자] 아워홈 총수일가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의 임기가 다음 달 3일로 만료를 앞둔 가운데, 장녀 구미현씨가 대표이사가 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구미현 체제’가 들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구 부회장의 경영권 사수 의지가 거세고, 2021년 세 자매가 의결권 통합 협약을 맺은 바 있어 후폭풍이 거셀 가능성이 크다.
31일 아워홈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구 전 부회장의 장남 재모 씨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다만 구 전 부회장이 함께 올린 황광일 전 아워홈 중국남경법인장의 사내이사 선임, 본인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건은 부결됐다. 구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 안건도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회사의 배당 가능 이익 5331억원을 통해 1년 이내에 1401만9520주를 매입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 부회장을 비롯한 현 사내이사 재선임 건은 이날 상정되지 않았다.
상법에 따라 자본금 10억원 이상 회사는 사내이사 3명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신규 사내이사 선임 시까지 기존 이사진이 업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한다. 아워홈은 이날 임시 주총을 통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 구재모씨를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대표이사 선임은 오는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아워홈의 지분구조는 구 전 부회장이 38.56%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고, 동생들인 장녀 미현씨 19.28%, 차녀 명진 씨 19.6%, 막내 구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지난 2017년 경영권 분쟁 당시 미현씨는 오빠와 손을 잡았지만, 2021년 구 전 부회장의 보복운전 사건 등이 벌어지면서 여동생들과 의결권 통합 협약을 맺고 구 전 부회장을 끌어내린 바 있다. 그러나 미현씨는 배당 등의 문제로 구 부회장과 다른 노선을 취해왔고, 지난 정기 주총에서 오빠의 손을 잡으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
지난달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현씨는 구 전 부회장의 손을 잡고 구 부회장을 포함한 기존 사내이사 재선임 안을 부결시켰고, 미현씨 본인과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 3명이 구성 완료되면서 구 부회장은 6월3일 이후로 물러날 예정이다.
다만 아워홈 경영권 분쟁의 후폭풍은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주총 직전까지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면서 경영권 사수 의지를 드러냈다.
미현씨의 결정이 2021년 세 자매의 의결권 통합 협약에 어긋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미현씨에 부과되는 위약벌은 최대 1200억원(두 자매에 각 600억 원씩)에 달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법적 분쟁이 길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아워홈 노동조합의 반발도 거세다. 이날도 아워홈 노조는 임시 주총이 열린 본사 앞에서 "회사 성장에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열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대주주에서 물러나라"며 시위를 했다.
아워홈 매각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구 전 부회장은 물밑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아워홈 경영권 매각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