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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아워홈 운명의 날"…구지은 vs 구본성 '남매의 난' 장녀의 선택은?

아워홈 31일 임시주주총회 개최…사내이사 추가 선임 등
구지은 부회장, 사내이사 퇴출 위기 속 ‘자사주 매입’ 초강수
구본성 전 부회장, 국내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경영권 매각 논의
장녀 구미현 씨 캐스팅보트…노조는 구지은 부회장 지지

[FETV=박지수 기자] 31일 '운명의 날'이 밝았다.

범LG가(家)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경영권 향방을 결정할 임시 주주총회가 31일 열린다. 아워홈 경영권을 놓고 구지은 부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 남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이날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가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자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 장녀인 구미현 씨 지분 향방에 따라 아워홈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 대표이사인 구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구 부회장이 승리한다면 현 경영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구 전 부회장이 이길 경우엔 상황이 달란진다. 일각에선 구 전 부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한 뒤 회사를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미현씨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회사 운명이 180도 바뀔 수 있는 셈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규 사내이사 추가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한다. 구 전 부회장은 본인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자신의 장남 구재모 씨와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냈다. 현행법상 자본금 10억원 이상 기업은 사내이사가 최소 3인 이상이어야 한다. 미현씨는 전날 구 부회장에게 “구 전 부회장의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해 찬성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해당 서한에는 미현씨 자신을 아워홈 대표이사로 추천할 계획이며 이에 찬성해달라는 요구도 함께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미현씨는 구 전 부회장과 손을 잡고 지난달 1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 부회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에 대한 재선임 안건을 부결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미현 씨는 남편인 이영열 씨와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구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6월 3일 끝난다. 구 전 부회장은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자신이 제안한 사내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켜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목표다. 구 전 부회장 측은 물 밑에서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경영권 매각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사회 장악시 경영권 매각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맞서 구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 배당 가능 이익 5331억원을 활용해 전체 지분의 61%(1401만9520주)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안건을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 올린 상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이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지만 구미현씨가 스스로를 대표이사로 추천하면서 이 방법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 창업 회장의 셋째 아들인 고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이 2000년 LG유통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설립한 회사다. 구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3녀(구본성·미현·명진·지은)를 뒀다. 아워홈 최대 주주는 장남인 구 전 부회장으로 지분 38.56%를 보유하고 있다. 구 부회장이 20.67%, 장녀인 미현 씨가 19.28%, 차녀인 명진 씨는 1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이 보유중인 주식 총합은 아워홈 전체 주식의 98.11%에 달한다. 이 중 미현씨는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때마다 구 부회장과 구 전 부회장 사이를 오가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현재 아워홈 노조는 구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반대하며 구 부회장에게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구 전 부회장의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엄벌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아워홈 노조는 구 전 부회장과 미현 씨 등 오너가가 사익을 도모하고 고용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현 구 부회장 경영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이 부임한 2021년부터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아워홈은 구 회장이 부임하기 직전인 지난 2020년 9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이래 사상 첫 영업적자를 냈다. 그러나 구 대표 취임 이후 아워홈은 2021년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구 대표가 경영을 온전히 책임졌던 2022년엔 매출 1조8354억원, 영업이익 5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5.43%, 108.9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 늘어난 1조 9834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은 942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76% 늘어난 수치로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