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서초 삼성전자 서초사옥 본사 앞에서 버스 시위 퍼포먼스를 하는 '전국삼성노동조합(전삼노)'. [사진=FETV 허지현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2/art_17169633422598_056563.jpg)
[FETV=허지현 기자] 전국삼성노조(전삼노)가 내달 7일 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번 노조 파업이 실행될 경우 삼성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첫번째 노조 파업이 되는 셈이다. 전삼노는 29일 서울 서초사옥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7일단체 연차 사용을 통한 파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파업 1호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전삼노가 28일 사측과 가진 본교섭이 결렬된 데 다른 노조 차원의 맞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사실 삼성전자에서는 1969년 창사 이후 사업장 파업이 벌어진 적은 없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교섭이 결렬되자 노조가 조정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삼노 측은 "삼성전자는 노조를 강력 탄압으로 대응하고 있고, 이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삼성전자는 노조의 평화로운 집회를 부정하고, 권리를 탄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삼노는 소속을 넘어 삼성에 맞서 삼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속·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식 삼성화재 애니카 지부과장은 투쟁 인사로 연설을 시작했다. 김 지부장은 삼성의 화려한 자본 그늘 아래는 목숨을 담보로 도로에 나가서 하루하루 힘들게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고를 호소했다. 많은 노동자들이 기본급은 커녕 노동자로써 가장 기본적인 사대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맨홀 뚜껑에 빠져 인대가 파열되고, 다리가 부러져도 산재 보험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지부장은 "애니카 사고 조사원들을 포함 노동조합원들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동지들과 함께 삼성전자를 꺾고 이 투쟁이 승리하도록 응원하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싸움이 길어진다면 삼성그룹의 더 많은 동지들이 연대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승리하는 그 날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28일 본교섭을 예정했지만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은 임급 교섭 병합 조건, 직원 휴가 등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노조측 설명했다. 노조 측은 "사측의 태도는 분명히 잘못됐다"며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태도는 우리 전삼노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다시 즉각 파업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이어 "이 모든 책임은 노조를 무시하는 사책에게 있다. 삼성노조원들은 이 시간부터 즉각 파업을 실행한다"고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에 전삼노는 "현재 파업 규모 및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라는 질문에 "파업을 선언했다고 해서 성공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 하지만 기존 선배들의 파업과 같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분명히 다르고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전삼노는 하나하나씩 단계를 밟아 나가고, 원하는 총파업까지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담아 말했다. 또한 "분명히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실패의 의미를 새기고 전략으로 가져가 발판으로 삼아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삼노는 파업 1호 지침을 발표했다. 오는 6월 7일 조합원들이 합심해 '단체 연차 사용'을 실시, 파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전삼노 관계자는 "약 2만8,000명의 조합원들이 모두 같은 날 연차를 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관련, "모든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연차 사용을 권장하고, 지침을 내릴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소 소극적인 파업으로 보일 수 있지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한번의 연차 파업으로 승리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우리에게는 분명한 다음 플랜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