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사진=CJ올리브영 제공]](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1/art_17161661523936_f920b6.jpg)
[FETV=박지수 기자] CJ올리브영이 올해 1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내면서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CJ올리브영은 ‘CJ그룹 지배구조 핵심 축’으로 CJ올리브영의 상장은 향후 오너 4세인 이경후·이선호 경영리더의 경원권 승계와도 직결돼 있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8290억원)과 비교해 30% 증가한 1조 79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분기 매출 1조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0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은 CJ 그룹을 통해 실적을 발표하고 있어 연간 기준으로만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CJ올리브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1% 늘어난 3조 8682억원, 영업이익은 46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8%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CJ올리브영의 국내 점포 수는 1338개로 H&B(헬스&뷰티) 시장에서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이러한 탄탄한 실적 덕에 CJ올리브영은 CJ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이 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 장소로 올리브영을 택했다. 이 회장이 계열사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CJ제일제당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이 회장이 올해 첫 행보로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 것은 CJ올리브영에 대한 기대감과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CJ올리브영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을 제외하고 2019년부터 내리 사상 최대 실적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말 기준 CJ올리브영의 최대 주주는 지분 51.15%를 보유하고 있는 CJ그룹 지주사 CJ다. 이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 장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가 4.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남매가 함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올리브영뿐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 대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77년생인 이 대표는 CJ그룹 내 최연소‧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2006년 올리브영에 입사한 그는 15년간 올리브영에 근무하면서 이 회장의 신뢰를 쌓았고, 2022년 10월 마침내 지휘봉을 잡았다. 이 대표는 올리브영의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하는 CJ그룹의 ‘온리원(ONLYONE)’ 정신에 가장 근접한 성공 사례를 만들었고 지난 2월에는 대표이사 연임에도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CJ그룹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CJ올리브영의 성과가 그룹 승계 작업 재원 마련과 연결된 만큼 CJ올리브영 상장을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CJ올리브영의 내실을 다지고 향후 상장 재추진을 위해 성장성 입증에 힘쓰고 있다. 앞서 올리브영은 2021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IPO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탓에 적정 기업가치 인정이 어려워지면서 2022년 8월 IPO를 중단했다. 2021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1조8000억원이었던 올리브영 기업가치는 현재 5조원대로 급성장했고, 이에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의 상장 재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CJ올리브영이 상장한다면 구주매출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CJ 주식을 직접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을 때 증여세를 마련하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선호 경영리더는 지난 2021년 CJ올리브영 프리IPO(에서 보유하고 있던 지분 6.88%를 처분해 1018억원을 확보했다.
최근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지주사 CJ와 합병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CJ그룹은 최근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올리브영 지분을 되사오는 절차를 마무리 했다. 지난 2021년 3월 당시 올리브영 지분 22.56%를 약 4100억원에 인수했던 글랜우드PE는 최근 보유 중인 올리브영 지분 전량을 CJ그룹 등에 넘겼다.
이중 절반은 CJ올리브영이 자사주 형태로 확보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FI로 참여한 SPC가 사들였다.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주주들이 받을 수 있는 CJ 지분은 늘어난다는 점에서 상장을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합병으로 직접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게 주주들에게는 더 유리할 수 있다. 이번 글랜우드의 지분 매각으로 CJ의 올리브영에 대한 지배력은 한층 더 강화됐다. CJ는 올리브영 지분 62.43%를 보유하게 된다.
CJ올리브영의 몸값이 중요한만큼 이 대표는 올해도 외형 확대와 내실 두 마리 토끼잡기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올리브영은 상반기중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또 외국인‧체험형 특화 매장을 통해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를 겨냥해 차별화된 K뷰티를 선보이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