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나 테무 등이 싼 인건비와 물류비를 무기로 초저가 물량 공세를 벌이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0/art_17158203070629_2e4cbd.jpg)
[FETV=박지수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장에 국내 유통 공룡들의 위기감이 높아졌다. 이른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로 불리는 이들 중국 유통업체들은 ‘초저가’ 마케팅 공세를 펼치며 국내 유통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이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가능한 체험형 콘텐츠 강화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온라인 유통 공룡인 쿠팡은 대규모 투자로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충성 고객 확보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중국 이커머스 공세 속에서도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백화점 3사는 올해 1분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롯데백화점은 1.4%, 신세계백화점은 7%, 현대백화점은 3.6% 각각 올랐다. 백화점 3사가 이처럼 호실적을 낸 데에는 주력 점포의 매출이 호조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또 매장을 새롭게 단장해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고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콘텐츠를 늘려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한 점도 매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온라인 유통 공룡인 쿠팡 역시 1분기 전년 동기대비 28% 늘어난 9조450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나 줄어든 531억원에 그쳤다. 쿠팡의 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흑자전환한 2022년 3분기 분기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0.5%로 전년(1.9%)과 비교해 뚝 떨어졌다.
이처럼 국내 유통 공룡들이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는 이유는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과 최저가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법인은 최근 334억원의 자본금 증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8월 법인을 설립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앞서 알리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3월 한국에 향후 3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첫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도 최근 한국법인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들은 극초저가 제품을 무기로 유명 배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알리와 테무의 국내 월간 사용자 수는 약 1700만명으로 쿠팡의 절반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알리와 테무의 최근 1년 매출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의 2017년 매출(2조684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쿠팡 역시 대규모 투자로 맞불을 놨다. 쿠팡은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 국민 5000만명을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또 다른 대응 전략은 ‘한국산 제조사 상품 판매 확대’와 ‘와우 회원 소비자 혜택 확대’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의 구매와 판매 규모를 지난해 17조원에서 올해 22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유료 멤버십 와우 멤버십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쿠팡은 지난해 무료 배송과 반품, 전용 할인에 4조원의 혜택을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했는데, 올해는 40%가량 늘어난 5조5000억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매출이 부진한 점포는 폐점하고, 매장 새 단장을 지속해 오프라인 공간 혁신을 이어간다. 백화점업계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발걸음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유명 맛집을 지속 선보일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파는 상품은 값은 싸지만, 가품일 확률이 높아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관리를 통해 고품질의 서비스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