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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롯데온, 계열사 시너지 등에 업고 턴어라운드 “쑥쑥쑥”

롯데온 올해 1분기 224억원 적자…수익성 개선 고삐
박익진 대표, 사모펀드 출신…올해 1월 공식 취임
월간롯데·롯데온세상 등 협업 확대…비용절감 노력 등

[FETV=박지수 기자] 롯데온이 롯데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강화를 통해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지휘봉을 잡은 박익진 대표는 사모펀드 출신 ‘재무 전문가’로 손꼽힌다. 박 대표는 계열사와 협업을 확대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동시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쇼핑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부문 매출은 29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200억원)보다 24억원(12%) 늘면서 적자폭도 덩달아 커졌다.

 

지난 2020년 4월 야심 차게 출범한 롯데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ON)’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내비치지 못하며 출범 이후 두 번의 수장교체가 이뤄졌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연말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박 대표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박 대표는 롯데온의 세 번째 수장으로 외인부대 출신 용병이다. 박 대표는 올해 1월 1일부터 롯데온의 지휘봉을 잡았다.

 

1968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학사·석사 과정을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타공인하는 ‘재무통’이자 ‘마케팅·전략 전문가’인 그는 2000년 MCKINSEY 프로젝트 매니저를 시작으로 ▲2004년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본부 CFO(최고재무책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2006년 MCKINSEY 부파트너 ▲2012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담당 전무 ▲2014년 ING생명 마케팅본부장 부사장 ▲2019년 MBK 롯데카드 마케팅디지털 부사장 ▲2021년 어퍼니티 오퍼레이션 총괄헤드 담당 등을 지냈다.

 

롯데온은 출범 이후 적자행진을 지속하며 롯데쇼핑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 왔다. 실제로 롯데온은 출범년도인 2020년 950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21년 1560억원, 2022년 1559억원, 2023년 856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 4년간 누적된 영업 적자만 4925억원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 24.5% ▲네이버 23.3% ▲쓱닷컴·지마켓 11.5% ▲11번가 7% 등으로 롯데온은 5% 미만에 불과하다.

 

박 대표는 실적 개선을 위해 ‘월간롯데’와 ‘롯데온세상’을 잇달아 선보이며 롯데 계열사와 시너지 강화에 힘을 기울였다. 지난 1월부터 매월 진행하고 있는 월간롯데는 박 대표의 야심작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인기 상품을 롯데온 단독 혜택으로 선보이는 행사다. 박 대표는 월간 롯데를 위해 계열사 대표들에게 직접 이벤트를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3월 월간롯데 행사에선 방문 고객 수가 전월 대비 35% 늘고, 같은 기간 롯데온 앱 설치 고객 수는 전월 대비 40%가량 늘어나는 등 성과를 냈다. 

 

박 댜표는 또 계열사와 손잡고 연중 최대 규모 행사 롯데온세상 행사도 기획했다. 지난달 진행한 롯데온세상 행사 첫날 방문 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요일과 견줘 약 60% 이상 높은 실적을 기록했으며, 쿠폰 클릭 수는 지난해 4월 행사 첫날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외형 확대와 동시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최근 롯데온은 현재 사옥으로 쓰고 있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25~26층 임차비용을 줄이기 위해 임대인인 롯데물산과 임대차 계약을 변경했다. 현재 사용 중인 임차 면적을 일부 축소하고 임차기간도 기존 계약 기간 대비 절반으로 단축한다는 내용이다.

 

롯데온은 오는 2031년 6월까지 해당 공간을 보증금 56억3600만원, 연간 임차료 46억4400만원에 롯데물산으로부터 임차해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계약 변경으로 임차기간은 오는 2026년 6월까지로 줄었고 임차면적도 축소됐다. 대신 보증금은 35억2300만원, 연간임차료는 30억8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롯데온은 이번 임대차 계약 변경과 함께 본사를 올 하반기 안에 강남 테헤란로 인근으로 옮기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물류 부문을 향해서도 칼을 빼들었다. 롯데온은 물류 효율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김포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전담하던 당일 배송 서비스를 각 점포로 이관하고 롯데온에서 주문한 상품을 점포에서 수령하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올해 초 종료했다. 2시간 내 배송을 완료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도 이달을 끝으로 종료한다. 롯데온은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ON)다’를 통해 평일 오후 4시 이전까지 구매하면 전국 어디든지 다음 날 상품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공세 속 모든 이커머스 업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싸야지 사람들이 구매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포인트를 통해 생존 전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