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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외식하기 겁난다”…5월 가정의달 앞두고 가격 인상 행렬

햄버거·피자·치킨·김밥 등 일제히 가격 인상 러시
원재료 가격·인건비·임대료 등 가격 상승 요인…달라진 기후로 인한 수급 문제도
당분간 외식값 고공행진 지속될 듯…정부 압박 속 기업들 ‘눈치싸움’ 시작

[FETV=박지수 기자] 햄버거·피자·치킨·김밥 등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어린이날·어버이날이 있어 다른 달보다 외식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5% 상승했다. 실제로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맥도날드는 이날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최대 400원 올린다. 평균 인상률은 2.8%다. 대표적으로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 단품이 각 100원씩, 불고기버거 단품의 경우 300원, 에그불고기버거 단품은 400원 비싸진다.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등 대표 메뉴의 단품 가격은 변동되지 않지만, 세트 메뉴의 경우 100~400원 오른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 피자헛도 이날부터 프리미엄 메뉴 중 갈릭버터쉬림프와 치즈킹 가격을 기존 2만9900원에서 3만900원으로 1000원(3.3%) 인상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최근 9개 메뉴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 가격은 1만9900원으로 2만원에 가까워졌다. 오리지널 역시 1만6000원에서 1만7900원이 됐다. 파파이스 역시 치킨, 샌드위치, 사이드 메뉴, 디저트, 음료 등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KFC도 배달 메뉴를 최대 800원 더 비싼 값에 팔고 있다.

 

김밥 프랜차이즈 업체 바르다김선생은 최근 메뉴 가격을 최대 500원 올렸다.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껑충 뛰었다. 또 다른 김밥 프랜차이즈 업체 ‘김가네’ 역시 대표 메뉴인 김밥 가격을 3900원에서 4500원으로 600원이나 뛰었다. 마녀김밥 역시 지난달 김밥 등 메뉴 가격을 최대 400원씩 인상했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도 있다. 롯데웰푸드는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가공된 카카오 열매) 시세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가나초콜릿, 빼빼로 등 초콜릿류 건빙과 17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2% 올리기로 했다. 변동된 가격은 지난 1일부터 유통 채널별로 순차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요청에 따라 다음 달 1일로 미뤄진 상태다.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코코아 선물가격은 톤(t)당 1만 559달러를 돌파했다.

 

커피 가격 역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세계 2위 커피 생산지인 베트남에서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커피 원두 가격이 크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커피 시장 양대 품종 중 하나인 로부스타 원두 가격이 올해 약 50% 급등했다.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에서 원두 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은 5% 내외 수준이다.

 

이러한 외식값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 기후 등에 따른 원재룟값이 급등한 데다 인건비·임대료 등 고정비가 상승한 탓이다. 정부는 최근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업계에 물가 안정을 위한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정부 요청에 기업들이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추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시기를 계속 미룰 수는 없는 상황 속에서 누군가 먼저 시작한다면 시간차를 두고 가격 인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