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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도 나섰다...은행권 한국장학재단 협력 경쟁, 왜

 

[FETV=권지현 기자] 은행들이 한국장학재단과의 협력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형은행은 청년 상생금융, 인터넷전문은행은 학자금대출 이용자 편의 제고가 주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협력 목적은 '고객·이익 확보'로 수렴된다.  

 

◇ 2개월 새 4건, 보름에 1번꼴 '한국장학재단 잡아라'

 

신한은행은 최근 한국장학재단과 손잡고 학자금 지원사업, 학자금대출 장기연체자 신용회복, 청년층 지원 신사업 등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정상혁 은행장은 업무협약식에 직접 나서 "청년들이 학자금 상환에 대한 부담을 빨리 덜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장학재단과 손잡은 건 민생금융지원 자율프로그램 사업 때문이다. 은행권은 올해 초 민생금융지원 공통프로그램인 '이자 환급'에 이어 이달 자율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신한은행은 총 1094억원 규모로 청년, 소상공인 지원에 나선다. 228억원을 청년지원 프로그램에 할당했으며, 이중 일부가 학자금대출 이용자를 위한 적금 상품 출시 등에 쓰인다. 

 

민생금융 자율프로그램에 장학재단을 '활용'한 건 우리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학자금대출을 성실히 상환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소득이나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1인당 최대 30만원을 되돌려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총 908억원을 민생금융 자율프로그램에 배정했는데, 이중 243억원가량을 학자금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청년 8만명에게 환급해 준다.

 

토스뱅크는 지난 25일 한국장학재단과 학자금 이체, 원리금 수납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장학재단과 손잡은 지 3년 만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부터 학자금 이체, 원리금 수납 등을 위해 한국장학재단과 협업을 시작했다. 

 

 

◇ 거래 여부 상관없다 했는데...'청년층 확보' 본격 나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한국장학재단과 협력에 나선 배경에는 중장기적으로 고객과 이익을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3년 8월 대학정보공시 분석결과'에 따르면 2022년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을 이용한 학생 수는 전년보다 1676명(0.4%) 늘어난 41만1093명으로 집계됐다. 학자금대출을 받은 학생을 전체 재학생 수로 나눈 학자금대출 이용률도 12.9%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급상승하자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학자금대출로 대출 수요가 몰렸다. 

 

4년제 대학 193곳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전년보다 147만5000원(8.7%) 오른 1850만8000만원이었다. 학자금대출 이용자·이용률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대출금도 함께 불어난 것이다. 이들 대학 193곳 중 26은 올해 물가 상승 영향으로 등록금을 인상했는데, 등록금 동결 정책이 실시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은행으로선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실제 일찌감치 한국장학재단과 손잡은 케이뱅크는 최근 인터넷은행 처음으로 '한국장학재단 체크카드' 출시에 나서 본격적인 고객 확보를 예고했다. 케이뱅크 계좌를 가진 학자금대출 이용자가 통신비, 대중교통, 편의점 등에서 케이뱅크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일정 금액이 환급되는데, 이를 원리금 상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한국장학재단과 협업을 강화해 재단에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범위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청년층 모집 확대 기회로 삼았다. 우리은행은 당행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학자금대출 이용자에게 일정 금액을 돌려준다고 했지만, 캐시백 '신청'을 위해서는 우리은행 본인명의 계좌를 학자금대출 상환 이체약정 계좌로 등록해야 한다는 규정을 뒀다. 우리은행은 캐시백 지원 규모의 2배수인 16만명 선착순 접수→신청자 1차 검증→최종 선정(추첨)을 통해 1인당 최대 30만원을 제공하는데, 우리은행 계좌를 학자금 원리금 상환 계좌로 두지 않으면 1차 선발에서 제외한다. 

 

현재 민생금융, 학자금 거래 편의성 지원 등을 내세운 신한은행, 토스뱅크 역시 중장기적으로 고객·이익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을 보유한 청년들을 위해 지원금을 제공하는 특화상품을 개발하고 조기 대출상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으며, 김지웅 토스뱅크 최고전략책임자는 "한국장학재단과의 협약으로 청년 세대에게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