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정해균 기자] 재계 오너가(家) 4세들이 연말 인사에서 승진하거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오르면서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 무대에 선다. 새롭게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재계 4세들은 대부분 해외생활 경험이 풍부한 유학파 출신이라는 게 특징이다.
재계 4세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지난 2016년 GS그룹 오너가 4세 중 처음으로 대표이사(GS글로벌)에 오른 허세홍(49) 사장이다. 허 사장은 최근 인사에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허세홍 사장은 ‘미스터 오일(Mr. Oil)’로 불리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이다. GS칼텍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6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했다. 매출액은 9조8040억원으로 30%나 늘었다.
2007년 GS그룹에 입사한 허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이다. 일본 오사카전기 및 뱅커스트러스트, IBM 등에서 14년간 경험을 쌓은 뒤 GS칼텍스 싱가포르 부법인장, GS칼텍스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GS글로벌을 이끌며 자원개발 등 회사의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GS건설에는 30대인 허윤홍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계속해서 신사업추진실을 이끌게 됐다.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회장이 내년에 회사를 떠나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4세 경영'이 임박했다. 이 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돼 경영수업을 본격화했다. 그룹의 핵심 부문인 패션사업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 전무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해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대표를 맡은 코오롱하우스비전 계열사 리베토를 제외하면 ㈜코오롱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이 전무하다. 레베토는 코오롱하우스비전이 셰어하우스 브랜드인 '커먼타운'을 분할해 만든 법인이다. 이 상무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둘째 아들인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는 지난해 12월 부장에서 승진해 전략&디지털 혁신 담당 업무를 맡고 있다. 박 상무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13년 두산에 입사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한 그는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 혁신 업무를 맡아 일했고, 입사 5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두산그룹 오너 4세 중에서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진원 두산메카텍 부회장,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 박서원 오리콤 총괄 부사장 등이 그룹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상무는 CJ E&M과 CJ오쇼핑의 통합법인인 CJ ENM의 브랜드 전략을 맡고 있다. 이 상무는 미국 콜롬비아대에서 조직심리학 석사를 마치고 2011년 CJ㈜ 기획팀 대리로 입사했다. 그는 CJ오쇼핑 상품 개발, 방송 기획 등을 거쳐 2016년부터 CJ 미주지역본부에서 근무했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씨는 CJ제일제당과 지주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하고 2012년 인턴사원으로 CJ그룹에 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