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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금리 내려야 하는데”...셈법 복잡해진 한은

[경제만사]

 

오는 12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인하 시점이 주목받는 가운데 금통위원 일부가 교체되면서 통화정책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금통위는 이달 30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열린다. 또한 이달 20일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조윤제·서영경 위원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열려, 두 사람이 참석하는 마지막 금통위다.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는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다. 비당연직 5명은 대부분 정부 기조에 순응하는 비둘기파로 구성된다. 전임 정권에서 임명됐지만 현 정부와 협의를 거친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전원이 경기 부양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인사로 채워지게 된다.

 

윤석열 정부 임기는 ‘금리 동결’의 시대를 걷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한 뒤 2·4·5·7·8·10·11월과 올해 1·2월까지 9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는 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번 인상했다가 2019년 7월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2020년 2월부터는 코로나로 금리를 더 내렸다. 2021년 8월에서야 금리를 올렸다.

 

최근 한은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국내외 환경이 바뀌고 있다. 먼저 지난달과 비교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가 급하지 않다는 취지의 미 연준 고위인사들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으로 기준선인 50을 17개월 만에 넘는 등 경기와 고용이 좋다는 지표도 나왔다. 연준은 지난 3월 FOMC에서 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하면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미국이 올 6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 기대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흔들리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최근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 데다 신선식품 등 농산물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로 낮아졌다가 2월에 3.1%로 올라선 뒤 2개월째 3%대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원래는 연준이 6월부터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면, 한은도 이에 따라서 금리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이 총재를 제외한 6명 위원 중 절반이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 논의가 시작됐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금통위에서도 동결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변동성 상관계수가 2013~2021년 0.61에서 2022~2024년 0.94로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한국 장기 국채금리의 동조화 현상이 더 강화됐다는 의미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한은이 먼저 내리기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업·가계 등은 좀 더 고금리·고물가의 고통을 참아야 할 것 같다.

 

 

정해균 경제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