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을 보험금 지급 거절에 악용한다는 지적이 해마다 반복되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3대 대형 생명보험사의 부지급 건수가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사 삼성생명의 부지급 건수는 유일하게 800건을 웃돌아 가장 많았다. 교보생명은 부지급 건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부지급률도 가장 높았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개 대형 생보사의 2023년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 건수는 2049건으로 전년 1698건에 비해 351건(20.7%) 증가했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고 발생 시 보험사가 계약자나 피해자가 청구한 보험금 지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과 해당 사건간의 연관성에 대한 전문의의 소견을 묻는 행위다. 주로 사고와의 인과관계나 기존 병력과의 관련성을 따지기 위해 의료자문을 의뢰하는데, 일부 보험사는 이를 보험금 지급 거절이나 삭감에 악용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 기간 삼성생명의 부지급 건수는 709건에서 859건으로 150건(21.2%) 증가해 가장 많았다. 한화생명은 558건에서 586건으로 28건(5%) 부지급 건수가 늘어 뒤를 이었다.
교보생명의 부지급 건수는 431건에서 604건으로 173건(40.1%)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하반기(7~12월) 부지급 건수는 삼성생명(460건), 교보생명(321건), 한화생명(273건) 순으로 많았다. 이는 전체 생보사의 평균 부지급 건수 100건을 2~4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 즉 전체 의료자문 실시 건수 중 보험금 부지급 건수의 비율은 교보생명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하반기 교보생명의 부지급률은 29.6%를 기록했다. 의료자문을 실시한 보험금 청구 10건 중 3건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3개 대형사 가운데 부지급률이 전체 생보사 평균인 29%를 웃도는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부지급률은 각각 20.1%, 25.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