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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차기 화보협회 이사장후보 전원탈락...후보추천위 “재공모하라”

추천위, 지난 26일 김병헌 전 KB손보 사장 등 3명 후보자 면접 진행
‘이윤배 vs 김병헌’ 2파전 예상 깨고 전원탈락...내달 재공모 진행키로
추천위 “좀 더 많은 후보 공모 받아 선택의 폭 넓혀보자는 취지” 일뿐
일각, 금융당국 인선개입 가능성...민간자율서 낙하산 인사로 회귀(?)
차기 보험연수원장도 오는 30일 이사회와 총회 직결해 신속처리할듯

[FETV=김양규 기자]한국화재보험협회가 차기 이사장 인선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추진한다. 현재 차기 이사장 후보로 나선 지원자들 중에는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 동안 이사장 인선 권한을 쥐어온 금융당국이 업계 자율로 맡기겠다던 당초 입장을 바꿔 이사장 인선 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화재보험협회(이하 화보협회)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소재 P호텔에서 차기 이사장 지원자를 상대로 면접을 실시했다.

 

이날 면접에는 이사장 후보 지원자 4명 중 김병헌 전 KB손해보험 사장을 비롯해 이윤배 전 농협손해보험 사장 그리고 노문근 전 KB손해보험 부사장 등 3명이 참석했다. 노상봉 전 보험감독원(현 금융감독원) 국장은 서류 심사에서 탈락해 면접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후보추천위원회는 각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 후 비공개 회의를 열고 차기 이사장 적격자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으나, 결국 지원자 중 차기 이사장 추천을 결정하지 못하고 재공모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보험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이사장 후보군에 대해 면접을 진행하고 후보추천위원들간 논의를 했으나, 좀 더 많은 지원자를 상대로 이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게 좋을 듯 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에 재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화보협회는 재공모 일정을 다시 잡기로 하는 등 이사장 인선작업을 원점에서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기획담당 임원은 “재공모를 실시하라고 한 것은 현재 지원자 중 이사장으로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볼 수 있다”면서도 “또 다른 의미에서는 급작스럽게 금융당국이 내정된 인물을 추천위원회에 전달하는 등 인선작업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전임과 전임 이사장인 이기영 및 지대섭 이사장은 손해보험사 대표이사 출신으로, 후보지원자 중 이윤배 전 농협손보 사장과 김병헌 전 KB손보 사장도 똑같은 손해보험사 대표이사 출신”이라면서 “화보협회가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기관도 아니라는 점에서 재공모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 과연 추천위원회의 단독 결정이라고 보기엔 다소 의심할 만한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현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인선과정을 돌이켜보면 금융당국의 개입 여부를 유추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길 회장의 경우 인선 시기에 맞물려 적폐청산이란 여론이 들끊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는 낙하산 인사 불가 원칙을 내세우면서 인선 작업를 업계 자율에 맡긴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회장 인선을 앞두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재벌그룹 및 관료출신 배제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후보대상자 범위가 좁아졌다.

 

생명보험사 한 고위관계자는 “당시 생보협회장 인선과정에서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추천된 후보자들을 걸러낸 바 있다”면서 “재벌그룹 계열사와 관료 출신 인사를 배제하고 나니까 남은 후보가 신용길 당시 KB생명 사장밖에 없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당시 재벌그룹 보험계열사의 대표를 지낸 모 후보와의 복수추천 의견도 제기됐지만, 금융당국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그냥 단독 후보로 신용길 당시 KB생명 사장을 추천하기로 했다”면서 “이에 사전 수용여부를 확인해야 했기에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이던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이 신 전 사장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회장직 수용 의사를 물었고 바로 수용해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걸로 매듭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착수한 차기 보험연수원장 후임 인선작업도 금융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보험연수원은 오는 30일 이사회와 총회를 잇따라 열고 현재 공석중인 보험연수원장 인선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연수원장 인선작업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고 김기성 보험연수원 부원장이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을 방문해 이사회의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보험연수원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개최한 직후 사원총회를 열어 차기 보험연수원장 인선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후임 연수원장에 대한 이렇다 할 하마평이 나오질 않고 있고, 전직 중진급 국회의원 출신이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이사회와 사원총회를 당일 일사천리로 마무리하려는 것은 이사회와 사원총회가 기간을 둘 경우 그 기간 동안 언론에 노출되는 등 낙하산 비난 여론에 시달릴 수 있어 신속히 매듭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처럼 금융권의 경우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유관기관장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화보협회 차기 이사장 후보에 대한 재공모 방침 결정 역시 금융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화보협회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멤버는 총 7명으로, 위원장은 이상림 한국보험학회장(목포대 교수)이 맡고 있다. 이외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사장, 김동주 MG손해보험 사장 등 4개사 대표이사가 업계위원으로, 한국화재소방학회 정영진 회장(강원대 교수), 리스크관리학회 류성경 회장(동서대 교수) 등 2명의 외부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화보협회 등은 금융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차기 이사장 인선 과정 및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래 걸렸다”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했으나, 후보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선택의 폭이 좁지 않았느냐에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재공모 결정이 남에 따라 향후 재공모 일정을 정해 재추진할 예정인 만큼 빨라도 차기 이사장 인선작업을 내년 1월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보협회는 내달 중순께 차기 이사장 재공모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으로, 이에 따라 현 지대섭 이사장은 이달 27일 임기가 만료되나 내년 1월까지 약 두달간 이사장 업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화보협회 이사장은 역대 군장성 출신 정부 고위관료, 국회의원 출신 등이 독점해오다 지난 2012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민간 출신인 이기영 전 LIG손해보험 사장이 선임됐으며, 당시에도 재공모가 진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