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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의 P+R


SNS로 분칠하는 시대에 고하는 변(辯)

 

초능력을 빼앗긴 인플루언서 8명이 한 지붕 아래 모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도 넷플릭스 시리즈 중 ‘인플루언서 챌린지 : 소셜화폐를 모아라’라는 리얼리티 쇼가 있다. 인도의 유명한 인플루언서 8명을 한 지붕 아래 모아 놓고 계급장(팔로워수)을 모두 떼고 신규 계정에서 시작해 미션들을 수행하며 누가 가장 많은 ‘소셜화폐(Social Currency)’를 모으는지 겨루는 내용이다. 

 

여기서 ‘소셜화폐’란 개인이 소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주로 개인의 명성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말하는 것으로 개인의 사회적 영향력이 실제 삶에서 통화처럼 사용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컨테이저스 : 전략적 입소문’이라는 책에서 저자 ‘조나 버거(Jonah Berger)’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가치나 영향력을 높여주는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기본 심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소셜화폐의 법칙’이라 명명하고 마케팅에서 입소문을 내기 위해 잘 활용해야 할 전략 중 하나로 언급하고 있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많은 팔로워수를 가지고 있는 참가자들이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그러나 미션을 통해 가장 많은 소셜화폐를 모은 사람 즉, 가장 높은 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된 우승자는 가장 적은 팔로워수를 가졌던 개그맨 아카시 메타(Aakash Mehta)였다. 그는 팔로워 수에 연연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려 노력했고 그러한 진정성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하게 만든 주요 요소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뛰어났으며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하며 진정한 연결을 구축할 수 있었다.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의 삶을 과장하거나 미화해 보여주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단기간 성공의 꿈을 파는 강의와 책들이 수년 째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로 팔로잉 해주고 좋아요, 댓글 교환을 통해 채널을 키우는 ‘디지털 품앗이’는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필수 노하우 중 하나다. 기업은 어떠한가? 홍보일을 하다 보면 단기간에 소셜미디어(SNS) 팔로워를 000명까지 늘려달라는 고객사들이 가끔 있다. 이런 고객사들은 결국 포스팅이라고는 프로필 사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저 먼 타국의 수 많은 로버트와 줄리들을 팔로워로 거느리며 기프티콘 줄 때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댓글이나 교감도 없는 좀비 채널을 만들고는 흡족해 한다.

 

이러한 행태는 소셜 미디어의 본질적인 목적인 진정한 소통과 교류를 훼손하고, 개인과 사회에 건강하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소셜미디어를 단지 숫자의 게임으로 전락시키고 진정한 개성과 창의성, 그리고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로 올곧이 서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스스로의 자존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더러 이러한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이들은 소위 '비교의 덫'에 빠지기 쉬워, 자신의 삶을 타인의 과장된 표현과 비교하며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불만을 경험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는 분명 가시성(visibility)과 영향력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진성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작용에서 오는 내재된 가치와 기술이 전제되지 않는 한 소셜화폐 ‘찐부자’가 되기는 어렵다. 진정성과 자신만의 고유한 목소리로 신뢰를 쌓아올려 우승한 아카시 메타의 사례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임현정 무버먼한국 & 꺼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