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사실'이라 믿는 한국인은 10명 중 3명에 불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올해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거의 항상 모든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대상국 가운데 38위에 해당하며,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지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여 년 간 홍보를 업으로 해오면서 홍보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고객사들을 만날 때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갖는 언론홍보의 가장 큰 효과이자 자부심은 ‘언론보도를 통해 당신과 당신 비즈니스에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이런 주장이 무색할 만큼 뉴스기사의 신뢰는 떨어지고 심지어 뉴스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이 깊어지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뉴스 플랫폼인 TV와 신문 등 기성 매체 이용률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이용률은 크게 증가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40대의 경우는 TV와 신문 같은 기성 매체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모든 플랫폼에서조차 뉴스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미디어의 초점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뒤쳐진 언론사들의
몇 년 전 스스로를 ‘쓸모인간’이라 부르는 한 사람을 만났다. ‘가회동 집사 빈센트’라고도 불리는 이 68세의 남자는 필요한 물건을 손수 만들고 집을 아름답게 가꾸는 재주와 능력으로 ‘집사’의 삶을 자처하며 나이가 들어도 사라지지 않는 자신의 쓸모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쓸모있게 나이들어 가는 방법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고 여기저기 매스컴도 타며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었다. 당시 한 고객사의 사회공헌(CSR) 캠페인으로 고민하던 나는 이러한 빈센트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함께 프로젝트를 도모하고자 그가 살고 있는 가회동 집을 방문했다. 아름답고 재미난 그의 집과 삶을 보며 그 당시 어렴풋이 내가 이해했던 ‘쓸모있게 나이들기’란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기능과 효용성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며 여기서 말하는 기능과 효용성은 생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나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사이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며 빈센트가 말한 쓸모있게 나이드는 것이 단순히 기능적인 효용성을 갖추는 것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니 기능적인 효용성을 갖춘다는 것의 진짜 숨겨진 의미를 깨닫게 됐다고나 할까.
얼마 전 큰 결심을 하고 제주 한달살이를 시작했다. 오래 전부터 낯선 곳에서의 한달살이를 로망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았는데 하는 업(業)이 노트북과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일이고, 이미 코로나 펜데믹 이후 재택, 반재택 형태로 근무를 해오던 터라 결국 결심의 문제였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워케이션’(Workation)'이 정말 가능한지 테스트해보고 싶은 맘도 컸다. 제주에서 한달 간 살 집을 구하면서 몇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그 중 첫 번째가 ‘제주 여행’이 아니라 ‘제주 한달살이’인 만큼 원주민들이 사는 동네에서 원주민처럼 그들과 어울려 살아보는 것이었다. 다행히 원주민들이 모여 사는 조용한 포구마을에 작고 소박한 시골집을 구해 한달살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제주살이 2주… 대문을 열어놓고 사는, 심지어 대문 없는 집들도 많은 동네, 할리데이비슨보다 더 자신만만하게 삼발이 오토바이를 모는 동네 할머니들의 힙한 광경, 상쾌한 아침 해변의 달리기와 아름다운 포구의 일몰… 단순히 공간만 바뀌었을 뿐인데 서울에서의 각박하고 타이트한 삶은 어느새 몸도 마음도 여유롭고 느린 삶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PR’ 혹은 ‘홍보’라고 하면 흔히들 많이 알리고, 유명하게 만드는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PR의 본질은 ’퍼블릭 릴레이션(Public Relations)’라는 이름 그대로 주요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관계’는 단순히 관심을 끌거나 당장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일시적, 즉흥적 목적보다는 신뢰와 진정성에 기반해 지속가능한 연결을 만드는 일이다. 그렇기에 PR은 광고에 비해 당장의 즉각적 반응이나 결과를 얻기는 어렵지만 주요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해 궁극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가치있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는 일이다. 최근 한 뷰티 관련 스타트업의 홍보를 진행하며 이 관계의 '진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 있었다. 아직 작은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차별화된 제품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던 이 스타트업의 대표는 큰 맘 먹고 참가했던 해외 박람회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스타를 통해 우연히 알게된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인스타 다이렉트 메세지(DM)으로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다행히
얼마 전 22대 국회의원 선가가 끝났다. 업(業)이 홍보인데다 지난해 모 금융계 선거캠프에 참여하며 선거 홍보에 관심을 갖게 된 터라 이번 총선에 과연 각 당, 주요 후보들이 어떤 식으로 홍보마케팅을 전개할 지도 개인적으로는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번 총선에서 가장 홍보마케팅을 잘한 사람으로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를 꼽을 것이다. 사실 자녀의 입시비리 이슈 등으로 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그가 이번 총선의 가장 뜨거운 이슈 메이커로 돌풍을 일으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창당 한 달 만에 12명의 비례대표를 당선시킨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조국 후보와 조국혁신당의 홍보마케팅 전략도 한몫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라는 그들의 구호처럼 당명 네이밍부터 현장에 이르기까지 선거를 치르며 진행한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홍보마케팅의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정석 그대로였다. 우선 당명을 자신의 이름을 딴 ‘조국혁신당’으로 셀프브랜딩하며(조국(曺國)이 아닌 보통명사 조국(祖國) 사용) 신생정당의 이름을 모든 사람들이 한번 들으면 외울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나 ‘
지난 2017년 당시 나는 창업 후 7~8년을 쉼없이 달려온 데다 창업과 비슷한 시기에 찾아온 부모님 두 분의 투병이 겹치며 몸과 마음이 지치고 망가져 있었다. 2017년 그날도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직원의 면담 아닌 통보를 받고 또 한번 마음의 상처를 받으며 당장 고객사에는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대체인력은 어떻게 구하나 등등 이런저런 생각에 심란한 맘으로 탄천변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바람을 가르며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무리 '달리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나와는 다른 그들의 모습이 참 여유롭고 좋아 보였다. ‘나도 달리기나 해볼까?’ 인터넷으로 동네 달리기 모임이 있는지 찾아보다 ‘달리기교실’이라는 것이 매주 열린다는 공지를 보게 됐다. 그 달리기교실은 지역 내 마라톤클럽에서 운영하던 모임으로 이를 계기로 나는 클럽에 정식 가입하고 마라톤 풀코스도 몇 차례 완주하며 아마추어 마라토너가 됐다. 힘들고 괴로웠던 일도 달리기를 하다보면 별 것 아닌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여겨졌고, 꽉 막힌 문제도 달리다보면 의외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해 좋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라톤은 젊은 층에게는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오랜 기간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