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슈퍼사업부 대표(부사장). [사진=롯데쇼핑 제공]](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209/art_17089082029163_3bd892.jpg)
[FETV=박지수 기자]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슈퍼사업부 대표(부사장)의 롯데마트·슈퍼 통합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믿고 쓰는 구원투수’와 같은 존재인 강 대표는 지난 2020년 말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전무)에 올랐다. 강 부사장은 2년간 롯데마트를 이끌며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고, 이에 힘입어 2021년 말 전무에서 부사장(대표)으로 직함을 바꿔 달았다. 그런 강 대표에게 신 회장은 2022년 말 ‘2023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롯데슈퍼까지 맡기며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롯데마트·슈퍼는 나날이 성장하는 이커머스와 편의점의 공세와 경쟁사에 밀리며 롯데쇼핑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지난해 강 대표가 롯데마트·슈퍼 지휘봉을 동시에 잡으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롯데쇼핑의 ‘효자 사업부’로 새롭게 떠올랐다. 강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롯데마트·슈퍼 사업부를 완전히 통합해 ‘넘버원 식료품(그로서리) 마켓’으로 재도약할 방침이다.
1970년생인 강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 외인부대 용병이다. 실제로 강 부사장은 연세대학교에서 학사, 프랑스 HEC 대학교에서 석사를 취득한 뒤 1998년 한국까르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 옮겨 유통·소비재프로젝트 팀장을 맡아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롯데에는 2009년 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발을 들였다. 이후 2012년 롯데쇼핑 헬스앤뷰티(H&B) 브랜드 롭스 대표, 2018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거쳐 롯데마트 구원투수로 투임됐다.
강 대표는 롭스 사업 설립을 주도해 후발주자였던 롭스를 시장에 안착시킨 것은 물론 롯데네슬레코리아를 10년 만에 흑자로 전환 시키는 경영성과를 냈다. 강 대표가 롯데마트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롯데마트는 2015년 613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6년 966억원, 2017년 2286억원, 2018년 2874억원, 2019년 262억원으로 5년 연속 적자를 봤다.
롯데마트는 강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 2020년 영업이익 190억원을 내며 2014년 이후 6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온전히 경영을 책임진 첫 해인 2021년엔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다시 적자 전환했다. 근속연수 8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탓에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었다. 강 대표는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대대적인 점포 새단장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2020년 점포 12개를 폐점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롯데마트는 2021년에는 더 이상의 폐점은 없다고 선언하며 ‘제타플렉스’ 잠실점을 포함, 총 12개 점포의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제타플렉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와인’, ‘리빙’, ‘펫’, ‘식료품’ 구색을 강화한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성공에 힘입어 롯데마트는 2022년 5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강 대표는 그해 말 슈퍼사업부 수장 자리에도 올랐다.
롯데마트·슈퍼 대표에 오른 강 대표는 통합 작업에 속도를 냈다. 롯데마트·슈퍼는 업태 특성상 중복된 협력사가 많다. 이 때문에 생필품, 식자재, 가공식품 등 동일한 제품 상품코드가 제각각이었고, 제품 조달(소싱)업무와 구매력(바잉파워) 등 유사한 업무를 중복 수행하게 되는 비효율이 발생해왔다. 이에 강 대표는 마트와 슈퍼 간 영역이 겹치는 부문을 과감하게 일원화했다. 롯데슈퍼의 온라인몰 ‘롯데슈퍼프레시’는 롯데마트몰로 흡수시켰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롯데마트는 전년 동기대비 80.4% 증가한 873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 흑자다. 같은 기간 연간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줄어든 5조7347억원에 그쳤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전년 대비 2.7% 줄어든 1조3063억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2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16년 이후 7년만에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롯데쇼핑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공급망관리(SCM) 본부를 신설하고 물류관리도 통합하기로 했다. 오는 2025년에는 시스템 통합 작업을 진행해 롯데마트·슈퍼 사업부를 완전히 통합한다는 목표다. 올해 롯데마트·슈퍼는 ▲통합소싱 확대 ▲그로서리 상품 혁신 ▲통합 시스템 구축 ▲점포 유형 재정립 등 협력사와 협업을 통해 사업부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보수적인 롯데 조직에서 50세의 나이에 롯데마트 대표에 올라 당시 파격 인사로 주목받았다. 강 대표는 롯데마트·슈퍼 대표 취임 1년 만에 공격적인 매장 새 단장과 체질 개선으로 자신을 믿어준 신 회장에게 10년 만에 최대 흑자를 내며 또 한 번 실적반등으로 보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