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KB증권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챗GPT 스토어 내에 전용 GPT인 ‘KB증권 GPT’를 출시했다.
GPT스토어를 지난 1월 11일 선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도전과 트렌드를 선도하고자 하는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낼만하다. 그러나 챗GPT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환각 증상 등 정확성을 해결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여기에 증권 관련 웹사이트,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에 비해 미흡한 접근성과 편의성도 느껴졌다.
KB증권은 지난 19일 챗봇 거래 플랫폼 ‘GPT스토어’에 국내 금융권 최초로 챗GPT 기술을 기반으로 한 ‘KB증권 GPT’를 출시했다. GPT스토어는 AI 챗봇을 거래 가능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다. 현재 GPT스토어는 챗GPT 플러스 유료회원 혹은 기업고객만 이용 가능하다.
GPT스토어에서 KB증권을 검색하고 실행하니 첫 화면에서 ▲추천주 ▲연금 저축 BEST ▲오늘의 콕 ▲종목 랭킹 등 네 가지 추천 항목이 제시됐다. 먼저 '추천주' 항목을 실행시켜 봤더니 약 4~5초간 로딩 중이라는 표시 후 위와 같은 선택지가 제시됐다. 이후 답변을 빠르게 쏟아냈는데 현대해상, 네이버, OCI 등을 추천하면서 비교적 정확한 현재가 제시와 함께 등락률, 추천내용 등을 설명했다. 이용 상에 큰 오류 사항은 없었으나 고유번호도 첨부됐는데 OCI를 설명하며 OCI홀딩스의 고유번호가 첨부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두 번째로는 연금저축 BEST를 실행했다. '추천주' 실행 당시처럼 사이트 접근에 대한 허용을 묻는 질문이 재차 나왔다. 이후 여러 상품을 추천하기 시작했는데 추천 등급이 색이 칠해진 별, 투명한 별, 별 한개부터 다섯개까지 순서에 일관성이 없었다. 세부 사항을 살펴봐도 수익률은 4~14% 등 다양했으나 수익률과 위험등급, 추천등급에서 연관성을 찾기 힘들었다. 이에 추천등급에서의 별의 개수와 색깔에 대한 기준을 물었더니 "투자상품의 평가나 추천정도를 나타낸다"고 답해 기준에 대한 의구심을 남겼다. 링크를 통해 구체적 정보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으로는 '오늘의 콕'을 클릭했다. KB증권 '오늘의 콕'은 하루에 한 번 금융 지식을 제공하는 KB증권의 코너다. 지난 20일 제공한 주제는 "[세금 Q&A] 금융소득 2000만원 넘어도 ISA 연장될까"였다. 그러나 세부 정보를 확인하라며 첨부한 링크에는 당일 제공된 정보가 아닌 다른 정보가 제시됐다. 해당 정보를 검색하고자 했지만 웹페이지에서는 각종 보안프로그램 설치와 함께 KB증권 가입이 필요했다.
네번째 항목인 '종목 랭킹'의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제시됐다. KB증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주로 추천했는데 삼성전자의 가격이 5만9700원으로 제시해 현재가와 괴리가 너무 큰 것이 문제였다. 지난 20일 삼성전자는 7만31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5만원대 가격은 약 1년전인 2023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쯤 되니 프로그램의 한계를 인식하게 됐고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길일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에 KB증권 GPT에 "넌 어떻게 사용하는게 좋나?"라고 직접 물었다. 이에 대해 오픈API를 사용하는 방법과 개인화된 금융정보 서비스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답변하겠다는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이후 ▲API 인증 토큰 발급받기 ▲금융 데이터 접근 ▲개인화된 금융 정보 서비스 구축 ▲보안 및 사용 규정 준수 등의 목차를 나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KB증권 측에 GPT스토어에 대한 사용법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KB증권은 "네가지 추천 항목뿐만 아니라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챗GPT 내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챗GPT는 사이트 내에 'ChatGPT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확인해 주세요'라고 명시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 설명은 KB증권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 따로 설명하는 것이 나아보였다.
KB증권 한 관계자는 "크고 작은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나 스토어 서비스 일시중단에 들어가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이를 수정해 더 정밀한 제품 개발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