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투싼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206/art_17072637667828_825a94.jpg)
[FETV=김창수 기자]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EV) 판매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HEV) 성장세가 무섭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를 비롯, GM·포드·폭스바겐 등의 HEV 비율이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각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는 가운데 향후 자동차시장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년전까지 수직상승하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지난 2021년 112.3%에 달했다. 해당 연도 467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돼 2020년(220만대)의 2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이후 2022년에는 성장률이 58.7%, 2023년에는 4.2%로 크게 떨어졌다. 전체 판매량은 2022년 741만대, 2023년 772만대로 늘었지만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반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HEV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정보업체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미국의 HEV 차량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76% 증가, 100만대를 넘겼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225만대를 팔아 GM에 이어 2위에 오른 도요타는 미국 판매량의 29%에 달하는 64만대 이상을 HEV로 채웠다.
현대차도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을 총 4만311대 판매했다. 또 브랜드 대표 SUV 팰리세이드의 HEV 모델을 2025년 출시 목표로 개발중이다. 기아는 올해 북미 진출 예정인 카니발에 HEV 라인업을 추가했다. GM·포드·폭스바겐 등도 한동안 전동화에 집중했던 브랜드들도 HEV 적용을 늘리고 있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지난달 실적발표회에서 “EV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며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생산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올해 F-150 HEV 생산량을 전년대비 20%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전 차종에 걸쳐 하이브리드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증산한다. 폭스바겐도 올해 골프·티구안·파사트 등 주요 모델에 HEV 차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각국 정부 전기차 지원책에도 이와 같이 전기차 성장률이 줄고 하이브리드차가 부상하고 있다. 향후 친환경차 지원책에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및 연료전지 전기 자동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10만원)의 연방 소득세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 정부도 올해 대당 4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보조금 총액은 1조7320억원, 물량은 29만5000대에 달한다.
영국 데이터 업체 글로벌데이터는 “전세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향후 5년간 71% 늘어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를) 아시아와 북미가 주도하겠지만 순수전기차를 선호하는 유럽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