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월 4일 경기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 열린 '2024년 경영포럼'에서 신한은행 등 계열사 사장단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나가기 위해선 '고객'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205/art_17070357986598_0b59c3.jpg)
[FETV=권지현 기자] "항상 감사한 고객님... 고객님들의 사랑... 고객중심만이..."
임기 2년차를 맞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잇달아 '고객'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024년 경영 슬로건도 '고객중심'으로 정했다. 경영 방침을 밝힌 것을 포함해 진 회장이 '고객'을 강조한 건 올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로, 매 주 1번꼴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을 총 9번 언급, 도전(6번), 혁신(5번), 상생(4번)보다도 힘줘 말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증권사가 잇달아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데다 경쟁사들이 연이어 '슈퍼앱' 전략을 내놓는 등 비대면 부문에서도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자, 내부적으로 '실적'에 앞서 '신뢰' '실력'을 먼저 쌓아야 한다는 점을 엄중히 하고 외부적으로는 금융 소비자들이 '신한' 브랜드를 재인식하는 계기 마련에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 사고 관련, 신한은행은 사모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불완전 판매해 작년 8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3개월간 관련 업무 일부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으며, 신한투자증권(옛 신한금융투자)은 2019년 1조6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 지난달 기관경고 및 5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진 회장은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고객 경영 관련 부서 책임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른바 '고객중심 긴급 점검회의'로, 진 회장은 참석자들과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등을 점검하고 금융 사고 예방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금융권 사건, 사고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개선 방안을 엄중하게 논의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진 회장은 이날 "사회적 요구와 트렌드 변화에 따라 사건, 사고들 또한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경영진은 사회적 흐름을 먼저 읽고 해석하는 전략 수립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언급, 그룹 사장단에 깨어있는 문제 인식과 치열한 고민을 주문했다.
앞서 그가 임직원에 '마음속으로 깊이 있게 생각하고 연구함'이라는 의미의 '궁리(窮理)'를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고 예방과 고객을 향한 진 회장의 절실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진 회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 작은 부분도 고객은 중요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은 반드시 고객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고객 편의'를 역설한 지 이틀 만이다. 진 회장은 지난달 31일 그룹사 CEO와 은행·카드사 인공지능(AI), 데이터(Data) 담당 실무자들과 함께 'AD(AI·Data) 캔미팅'을 열고 이번엔 디지털 전환을 논의했다. 실무 과정에서의 AI, 데이터 이슈와 개선 방안 등이 다뤄졌으며, 참석자들은 디지털 기반 사업 등이 고객의 실질적인 편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연말 은행 이체, 카드 결제, 주식 투자, 보험 서비스 등을 한 데 모은 앱 '슈퍼쏠(SOL)'을 내놓았다. 진 회장 취임 후 이뤄진 첫 '디지털 도전'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AD 캔미팅과 같은 그룹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한 경영진-실무자 간 현안 공유·소통 시간을 분기마다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진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AI와 데이터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경쟁력"이라며 "개개인이 '비즈니스 디자이너'로서 고객과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