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올해 상반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홍콩지수 ELS 피해자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피해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5/art_17066124881816_228725.jpg)
[FETV=권지현 기자]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은행들이 잇달아 판매 중단에 나섰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하나은행에 이어 이날 KB국민, 신한은행도 ELS 관련 상품을 전면 판매 중단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향후 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 상품을 취급하지 않아 사실상 현재 ELS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의 잇단 결정은 금융당국이 고위험 파생 금융상품인 ELS의 은행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홍콩 H지수 연계 ELS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에서 ELS를 판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질의하자 "상당 부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ELS뿐만 아니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 상품은 모두 위험하다"며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에 하나은행이 홍콩 H지수와 연계된 상품뿐 아니라 모든 ELS 상품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국민·신한은행도 잇달아 ELS 상품 전체를 팔지 않기로 했다. 다만 우리은행은 ELS 판매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상품 판매 관련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통해 H지수 ELS를 선제적으로 판매 제한해 타행 대비 판매 및 손실 규모가 미미하다"면서 "금융소비자의 투자상품 선택권 보호 차원에서 판매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재 금융당국이 투자상품 관련 개선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므로, 결과가 도출되면 그에 맞춰 판매정책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 기준 홍콩 H지수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80% 가까이가 올해 만기를 맞는다. 특히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 등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 만기가 몰려있다.
월별 만기 물량이 4월까지 점차 불어나는 추세여서 H지수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1분기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액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 국민·신한·하나·농협 등 4개 시중은행의 만기손실액은 지난주까지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