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70. [사진=제네시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4/art_17061408857209_e5bdfc.jpg)
[FETV=김창수 기자]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렉서스를 ‘정조준’하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해외 판매 비중이 늘며 미국 시장에서도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현지 기반이 두터운 렉서스 판매량에 미치지 못했다. 제네시스와 렉서스가 100% 전기차 전환을 앞둔 가운데 내연기관 시대 이후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22만5189대로 집계됐다. 전년(2022년·21만5128대)과 비교해 약 4.7% 증가했다. 전체 증가율은 높지 않지만 해외 수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제네시스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2만6567대로 전년대비 6.3% 줄었지만 해외 판매량은 9만8622대로 23.1% 늘었다. 전체 판매 비중 중 해외 판매량이 처음으로 40%를 넘기며 글로벌 브랜드 ‘이름값’을 했다.
제네시스는 완성차 시장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에서 지난해 6만9175대를 판매했다. 2022년보다 23%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모델별로는 GV70(2만5988대), GV80(1만9697대), G70(1만3246대) 등 순이었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6년 G80으로 미국 시장에 첫 진출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 순위에서 일본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6만4699대)를 제쳤다. 인피니티가 제네시스보다 약 30년 전인 1989년 미국에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장세다. 인피니티를 뛰어넘은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강자’ 렉서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렉서스는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시장 판매 1위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다. 도요타 고급화 전략 일환으로 1989년 북미 시장에 론칭했다. 세단인 LS, ES 시리즈 등 하이브리드차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렉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32만249대를 판매, 현지 시장 전통 강자 BMW(36만2244대), 벤츠(35만1746대)에 준하는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 분 하이브리드 열풍을 타고 전년대비 24%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렉서스 RX 450h. [사진=렉서스코리아]](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4/art_1706140920455_909276.jpg)
향후 제네시스와 렉서스는 전기차를 매개로 미국 시장에서 정면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요 둔화 현상이 있었음에도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140만대를 기록, 사상 첫 100만대를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5% 늘어난 19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전면 전환’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전기차로만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를 위해 고출력·고성능 신규 연료 전지 시스템, 고효율·고성능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 등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와타나베 타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도 지난해 10월 열린 ‘2023 재팬모빌리티쇼’에서 “2030년 모든 차종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전기차에서도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렉서스는 주행과 소프트웨어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전동화 기술을 중점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 성장세에 더해 현대차그룹이 노하우를 가진 전기차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미국 시장 판매량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올해 3분기께 미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 3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유력시된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꾸준히 판매망을 늘려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