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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9부능선 넘었다…마지막 관문은?

EU, 내달 기업결합 승인 예정…日·美 경쟁당국 심사 남겨둬
노선 독점에 ‘무차별 소송’ 까다로운 美…슬롯 추가반납 가능성
중복노선·아시아나 화물 등 매각부서 직원 처우 ‘뜨거운 감자’로

 

[FETV=김창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연합(EU) 기업결합 심사가 고비를 넘긴 가운데 남은 경쟁당국 심사, 정리되는 사업부소속 직원 처우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일본·미국 경쟁당국 심사가 남았는데 전례를 볼 때 미국 측에서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럽 중복노선 저비용항공사(LCC) 이양,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은 기존 소속 직원들의 불안감을 불러올 수 있단 관측도 나왔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두 항공사 기업 결합을 빠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조건부 승인할 전망이다. EC는 대한항공 보유 14개 유럽 노선 중 중복 4개 노선 반납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이 중복 보유한 4개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는 제주항공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022년 중장거리용 항공기 A330-300 3대를 도입했으며 오는 6월부터 유럽 노선 취항을 개시한다. 지난 4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근무할 지상직 현지 직원 채용에도 돌입했다. 아시아나 화물 부문 인수가 유력한 제주항공도 지속적 화물 전용기 도입으로 화물운송사업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EC의 기업 결합 승인으로 막바지에 이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이제 일본, 미국 경쟁당국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2월중 일본 경쟁당국 합병 승인, 6월까지 미국 법무부(DOJ) 승인을 얻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측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애초 EU에 화물사업 독점을 피하는 조건으로 화물기 저비용항공사(LCC) 이관을 제안했지만 결국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게 된 선례가 남아서다. 

 

DOJ가 지적한 한국-미주 화물운송 독점 가능성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으로 해소됐으나 여객노선 독점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2022년 공정위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 따르면 미주 5개 노선에서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80%~최대 100%에 달한다.

 

그간 DOJ는 2013년 아메리칸항공-US 에어웨이스 합병, 지난해 3월 미국 1위 LCC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 등에 연방독점금지법 위배를 이유로 잇단 소송을 제기했다. 전례를 볼 때 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에도 독과점을 이유로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중복 노선 정리,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으로 졸지에 타사 소속으로 바뀔 해당 부문 직원들의 처우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반납하는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은 국내 LCC 티웨이항공이 가져가게 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신규 항공기 총 7대를 도입하고 중장거리 노선 취항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마찬가지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가져가게 될 제주항공 역시 지속적 화물 전용기 도입으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상황이다. 다만 대형 항공사에서 LCC 소속으로 옮겨가게 될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급여·복지 등 달라질 처우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1인당 평균 임금은 1억1214만4000원, 제주항공의 경우 평균 6300만원이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양대 항공사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제주항공 대규모 영업적자 등 관련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성공적 인수 마무리, LCC 항공사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선 마냥 낙관할 수는 없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