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9월 7일 열린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3/art_17054501866657_816a4b.jpg)
[FETV=김창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4’를 통해 수소 사업 비전을 제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글로벌 수소차 산업은 판매량 저하, 관련 인프라 부족 등으로 시기상조란 평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정 회장이 “수소 사업은 후대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의욕을 보인 가운데 수소차가 현재의 전기차처럼 ‘대기만성’을 이룰 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주 개최됐던 CES 2024에서 ‘수소 생태계 완성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자체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확장, 수소 사회 전환을 선도하는 ‘HTWO 그리드’ 솔루션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는 ‘HTWO’를 중심으로 각 그룹사 내 수소 역량을 종합, 고객 수요에 맞춘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이 솔루션을 통해 전반적인 수소 산업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와 함께 완성차 산업 미래로 불리는 수소차는 뛰어난 친환경성을 지니고 있다. 수소차에서는 수소와 산소를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어내는 ‘연료전지’가 엔진과 같은 핵심 역할을 한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면서 만들어내는 것은 전기와 물, 그리고 약간의 열 뿐으로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같은 공해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 수소차 산업은 높은 차량 가격, 인프라 부족 등에 발목 잡혀 큰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수 년 간 현대차가 시장을 이끌어 왔지만 지난해 판매 집계를 살펴보면 전년(2022년) 대비 판매량이 급감했고 중국 업체 추격에도 맞닥뜨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1~11월 글로벌 수소차(넥쏘, 일렉시티 등) 판매량은 총 4811대로 전년(1만850대)에 비해 55.0% 급감했다. 경쟁자로 꼽히는 2위 토요타는 3678대를 판매, 전년(3240대)대비 13.5% 성장해 대조를 이뤘다. 아울러 중국 차이나 커머셜은 4603대를 판매, 2022년(3962대)보다 판매량이 16.2% 늘었다.
부족한 인프라도 수소차 확산 걸림돌로 꼽힌다. 이달 기준 국내 수소 충전 시설은 총 168곳에 불과하다. 또한 수소충전소에는 충전을 위한 전문 인력도 필요하고 주유소와 달리 이용 가능 시간도 정해져 있다. 정부 주도로 충전 시설을 확대한다고 해도 충전소 1기당 30억원에 육박하는 건립 비용도 부담이다.
![현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사진=현대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3/art_17054502262154_e58fb7.jpg)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처럼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미래 세대를 위해 수소 사업 개발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CES 2024 현장에서 “수소는 저희 대(代)가 아니고 저희 후대를 위해 준비해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소차 생태계가 전기차나 하이드리드차만큼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수소 사업을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20년 전 배터리 EV(전기차)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준비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며 “수소를 해오며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궁극적으로 친환경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아울러 “현대차는 지금껏 조 단위 이상 투자를 해왔을 정도로 (수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어떻게 주도권과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노력을 같이 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