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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쿠팡·LG생건, 납품가 갈등 끝···4년 9개월만에 직거래 재개

쿠팡·LG생활건강, 4년9개월만에 납품 단가 협상 갈등 ‘봉합’
‘로켓배송’ 직거래 재개 합의···코카콜라 등 주요 제품 1월 중순부터 입점
쿠팡·CJ제일제당 “각자도생”

[FETV=박지수 기자] 납품가 협상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쿠팡과 LG생활건강이 다시 손잡았다. 지난 2019년 4월 말 로켓배송에 납품이 중단된 지 약 4년 9개월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쿠팡에서 코카콜라, 엘라스틴, 페리오 등 LG생활건강 상품들을 로켓배송으로 다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을 자체 물류망을 통해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LG생활건강은 로켓배송 직거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LG생활건강 제품들은 이달 중순부터 쿠팡에 순차적으로 입점할 예정이다. ‘엘라스틴’, ‘페리오’, ‘테크’ 같은 생활용품은 물론 글로벌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를 로켓배송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장품 브랜드 ‘오휘’ 등 럭셔리 제품들은 뷰티 브랜드 전용관인 로켓럭셔리에 입점한다. ‘CNP’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로켓배송으로 만날 수 있다. 

 

쿠팡과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4월 말 납품단가 협상에서 갈등을 빚으면서 직매입 거래를 중단했다. LG생활건강이 2019년 5월 쿠팡을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양사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대규모 유통업자인 쿠팡이 상품 반품 금지,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 등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을 일삼았다”며 “쿠팡은 이것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주문을 취소하고 거래를 종결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쿠팡은 LG생활건강 등 8개 대기업 납품업체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공정위는 2021년 8월 쿠팡에 시정 명령(통지 명령 포함)과 함께 과징금 총 32억97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자 쿠팡은 공정위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해 2월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등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LG생활건강은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로켓배송 입점을 요청했으나 쿠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왔다.

 

이번 발표는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갑질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 소송 판결을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이뤄졌다. 판결선고일은 당초 지난해 8월 예정됐지만 연기 및 변론 재개로 오는 18일로 미뤄진 상태다. 쿠팡은 이 판결을 일주일 남겨놓고 거래 재개를 발표했다. 이번 로켓배송 거래 재개는 쿠팡이 LG생활건강에 저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과 쿠팡은 이번 거래 재개가 예정된 선고과는 관련이 없단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반(反)쿠팡 전선’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말 CJ제일제당 납품중단 등 대형 제조사와 잇따른 갈등으로 반(反)쿠팡 전선이 강화된데다 최근 알리·테무 등 중국 직구업체들이 국내 유통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자 위기의식도 커졌단 분석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전국 단위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뷰티·생활용품·음료 분야에서 방대한 LG생활건강의 상품 셀렉션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고객들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이 쿠팡과 다시 거래함에 따라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거래 재개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쿠팡과 햇반 납품가를 둘러싼 갈등을 빚으며 쿠팡에 햇반, 비비고 등 상품 발주 중단을 통보했다. 이후 CJ제일제당은 신세계·네이버·컬리 등과 손잡고 연합 전선을 늘렸다. 이에 쿠팡도 주요 중소중견 식품 제조사들의 입점을 늘렸다. 

 

그러나 업계에선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관계 복원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CJ제일제당 뿐만 아니라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 CJENM 등 주력 계열사들이 각 사업영역에서 쿠팡과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