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큐브’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강원기 총괄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큐브 판매 중지 소식과 함께 다양한 개선책과 불법 프로그램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강원기, 김창섭 디렉터는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해 게임의 근본 구조를 변경하기로 했다”며, “저희를 다시 한 번 믿어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시작”이라고 읍소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일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넥슨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했다. 2010년 큐브 도입 당시에는 옵션별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으나,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점진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넥슨이 이 같은 확률 구조 변경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거짓 공지했다고도 판단했다.

이에 메이플스토리 개발진 대표인 강원기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는 9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용자들에 사과의 메시지를 전함과 동시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먼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인 확률형 강화 상품 ‘큐브’를 판매 중단한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속 장비 아이템에 최대 3개까지 붙는 ‘잠재 능력’을 무작위로 재설정하는 데 쓰이는 강화 아이템으로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 모델이다.

앞으로 잠재능력 재설정은 인게임 재화인 '메소'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잠재능력 재설정은 블랙이나 화이트 에디셔널 큐브처럼 비포와 에프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강화 비용은 일반 잠재능력과 에디셔널, 아이템의 레벨 제한이나 등급에 따라 각각 차등으로 책정된다. 여기에 공정위가 제재 사유로 언급한 인기 옵션의 등장 제한도 풀어 최대 3개까지 중복 출현이 가능하도록 수정한다고 밝혔다.

큐브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인해 게임 내 경제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용자가 필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메소 총량에 제한이 생길 예정이다. 김창섭 디렉터는 "현재 필드 사냥에서의 메소 획득은 24시간 내내 제한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작업장과 매크로에 취약한 상태"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메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패치인 만큼 작업장과 매크로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넥슨은 게임 외적으로는 국내외 보안 전문가, 교수진들과 공동으로 연구센터를 설립해 보안 관련 기술을 근본적으로 고도화하고, 내부 계정 정책 수정과 함께 제재 대상 및 방법을 확대한다. 잠재능력 재설정이 인게임 재화 ‘메소’로 이뤄지도록 변경하더라도 현재 공개 중인 관련한 확률 정보,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에서 공개 중인 강화 결과, 오픈 API 등 모든 확률 검증 시스템은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한다

넥슨은 이러한 변경점들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별도의 테스트서버에서 구체적으로 선보이고 이용자 피드백을 받은 뒤 1월 늦어도 2월 중 반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과의 마음을 담아 별도의 공지를 통해 보상을 안내했다.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는 과거 용사님들게서 주신 신뢰를 발판삼아 한층 더 성숙해진 경험이 있다. 이번 일로 용사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전념을 다하고, 20년간 쌓아온 용사님들의 추억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 이상 부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읍소했다.

김창섭 디렉터는 “게임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만이 이용자들께 저희를 다시 한 번 믿어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시작”이라며, “앞으로 이용자들의 의견들도 꼼꼼히 살피며 더 나은 방안을 찾아가겠다. 메이플스토리를 믿고 즐기실 수 있도록 하는 것 하나에만 목표를 두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