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SK온이 연초부터 배터리 공급계약 등의 희소식을 알리는 등 2024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SK온은 9일(미 현지시간) 세계최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에 2년 연속 참가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일 중국산 전기버스에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 공급계약 소식을 알렸다.
올해 처음 SK온의 지휘봉을 잡은 이석희 사장이 만족감을 나타낼 법도 하다. SK온은 CES 2024를 통해 글로벌 관객들에게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호감도를 알리는 기회의 문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산 전기버스에 배터리 탑재 공급계약을 지난 7일 체결했다.
해당 중국산 전기버스인 에픽시티(EFICITY) 모델로 전액 보조금 수령과 국내 전기버스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SK온은 에픽시티에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를 탑재할 방침이다. 에픽시티의 제조사는 중국 기업 헝양이다. SK온은 에픽시티 전기버스에 배터리 공급을 통해 정부로부터 보조금과 수출 경쟁력의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환경부가 제정한 전기승합차 보조금 산출 변경 방식에 따르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도 보조금 지급 기준에 포함됐다. 현재 전기버스의 국고 보조금은 대형 기준 6700만원이다. 에너지밀도가 리터당 500Wh/L 이상이면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다만 400Wh/L 미만이면 보조금이 최대 30% 줄어든다. 이번 SK온이 공급하는 NCM 배터리는 500Wh/L 이상이다.
중국 헝양이 SK온의 NCM 배터리에 러브콜을 보낸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LFP(리튬, 철, 인산)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는데 단점은 재활용성이 낮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NCM 배터리가 LFP 배터리보다 금속가치가 높다는 점이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NCM811 배터리 내 금속 가치는 1kWh당 68달러에 달하지만 LFP 배터리는 45달러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으로 하여금 헝양이 SK온과 함께 NCM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주요 원인 중 한 개로 꼽힌다.
또 한가지의 희소식은 바로 CES 2024를 꼽을 수 있다. SK온은 이번 CES 2024를 위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대표적으로 댄싱카 코너를 소개하고 있다. 이 코너는 일반 대중들로 손쉽게 배터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선보인 영상물이다.
이 영상은 로봇팔에 거치한 자동차 실물모형인 내연기관 자동차가 고성능 전기차로 변신해 레이싱을 펼친다. 특히 올해도 SK온이 애지중지하는 다양한 배터리 기술을 선보여 대중에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Z-폴딩(효율적 양극재 및 음극재 접합기술) 및 S-PACK(S-팩, 모듈 수 최소화로 공간효율 확보), NCM9+(니켈 함량 90% 이상) 배터리 등을 선보인다.
먼저 NCM9+ 배터리는 SK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Z-폴딩 기술을 접목해 완성한 배터리다. 양극과 음극이 닿지 않고 리튬이온만 이동하는 역할 소재인 분리막 사이에 양극과 음극을 지그재그(Z패턴) 방식으로 균일하게 쌓는 방식이다.
Z폴딩의 가장 큰 장점은 니켈 비중이 높아질수록 주행거리는 늘어나지만 안정성이 떨어져 자칫 불량품이 나올 경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한 기술이 바로 Z폴딩이다. SK온은1세대 대비 생산성을 2.3배로 늘린 3세대 Z-폴딩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전기차에는 배터리 셀을 모아 모듈로, 모듈을 여러 개 모아 하나의 팩 형태로 최종 탑재된다. ‘셀투팩(CTP) 기술로 만든 S-PACK(S-팩)도 탑재된다. 모듈 공간에 셀을 더 장착하면 배터리의 주행거리는 늘리면서도 제조 비용은 낮출 수 있다. 특히 S-팩은 화재가 발생해도 배터리 팩 전체로 열이 번지지 않도록 해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
이뿐 아니다. SK그룹 내 첫 ‘CES 최고 혁신상’을 가져다 준 ‘SF(수퍼패스트, 고속) 배터리’도 선보인다. SF 배터리는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 배터리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석희 사장이 이끄는 SK온호(號)가 출범 직후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모습”이라며 “전기차 버스에 배터리 공급을 시작으로 글로벌 행사인 CES에 2년 연속 참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